전역 후 복귀전에서 1⅔이닝 3K 무실점 세이브
150km 패스트볼에 안정된 제구 돋보여
두산 베어스 투수 홍상삼(26)이 돌아왔다. 아직 1경기뿐이었지만 150km의 강속구는 여전했고 제구는 완벽했다. 기대 이상의 모습이다.

홍상삼은 지난 3일 경찰 야구단에서 전역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전부터 “제대 선수들을 곧바로 등록해 쓰겠다”고 밝혔다. 그 중 가장 먼저 전역하는 홍상삼에 대한 기대가 컸다. 팀 선발진(평균자책점 4.03, 1위)에 비해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5.15(5위)로 약점을 보였기 때문. 특히 정재훈이 부상으로 이탈한 후에는 불펜층이 더 얇아졌다. 후반기에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5.33(7위)으로 더 좋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군 복귀 전력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홍상삼은 4일 1군에 등록되며 공식 복귀를 알렸다. 그는 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 이제 막 1군에 왔고, 아직 보여준 게 없다는 것이 홍상삼의 설명이었다. 대신 홍상삼은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다. 팀이 7-5로 리드한 8회초 1사 1루에서 등판해 1⅔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강렬한 데뷔전이었다. 최고 150km 패스트볼을 던졌다. 최저 구속도 147km. 포크볼(6개), 커브(3개), 슬라이더(3개)를 던졌고 총 23구 중 스트라이크는 18개였다. 군 입대 전 문제가 됐던 제구도 안정됐다. 홍상삼은 “투구 폼에서 특별히 바뀐 건 없지만 투구 시 고개가 들리는 부분이 수정됐다. 포수를 더 끝까지 볼 수 있게 된 게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정신적인 변화도 있었다. 그는 “경찰청에서 유승안 감독님이 정신적으로, 경기 외적으로 신경 쓰지 않게 잘 관리해주셨다. 군대를 다녀오길 잘 했다”고 설명했다.
보통 부상 혹은 부진 등 기타의 이유로 모처럼 1군에 등판하면 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구위도 점검해야 하고 선수 본인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 홍상삼의 마지막 1군 등판은 지난 2014년 6월 28일 잠실 넥센전이었다. 물론 경찰청에서 던졌으나 1군은 엄연히 다른 무대다. 홍상삼 스스로도 “이렇게 타이트한 상황에 나갈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팔만 풀라고 하셨는데, 그런 상황에서 나가게 됐다. 더 집중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은 3일 잠실 삼성전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3-2로 앞선 9회초 마무리 이현승이 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두산은 후반기 리그에서 가장 많은 6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결국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두산으로선 바로 다음날 ‘마무리 홍상삼’으로 승부수를 띄운 셈이었다. 홍상삼은 그 기대에 확실하게 부응했다.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도 삼성 중심타자를 150km 빠른 공으로 압도했다.
불펜이 불안한 두산으로선 홍상삼의 복귀가 천군만마다. 홍상삼은 “경찰청에 있을 때 부담되긴 했는데 막상 돌아와서 반가운 얼굴들 보니 기쁘다”면서 “팀이 너무 잘 해서 좋았고 감독님이 오면 기용하겠다고 하셨으니까 민폐는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커리어하이였던 2012시즌과의 비교에 대해선 “아직 첫 경기라 모르겠지만 지금이 더 좋은 것 같다. 초구를 던지고 전광판을 봤더니 제가 원하는 스피드가 나왔다. 그래서 자신 있게 던졌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홍상삼은 “그동안 불펜 투수들이 많이 던졌으니 이제 제가 도와줘야한다”는 각오를 전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이날 경기를 마치고 “앞으로의 홍상삼이 더 기대된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기대 이상의 복귀 효과를 내고 있는 홍상삼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