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과 달리 우완 선발에도 벤치 지켜
피어스는 장타력, 본은 수비와 주루 우위
좌완투수가 선발일 때는 물론 우완투수가 선발로 나왔음에도 벤치를 지켰다. 하지만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위기가 찾아왔다고 속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김현수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결장했다. 팀이 2-5로 패한 가운데 이틀 연속 결장한 그의 시즌 타율은 3할1푼으로 유지됐다.
좌완인 CC 사바시아가 양키스 선발로 나왔던 지난 4일과는 달리 이날은 우완 마이클 피네다가 선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발 투입되지 못했다. 4일 2-0으로 앞선 7회말 벤치가 마이클 본을 선택하며 대타 출전 기회도 잃은 그는 이틀 연속 벤치에서 대기만 했다.
물론 이틀간 벤치를 지키던 시간이 길었다고 해서 김현수가 위기에 놓일 것이라 예측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4일 대타로 나가지 못했던 사실 뒤에는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이라는 배경이 있었다.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수비가 좋은 본을 경기 후반 활용할 수 있어 공수 양면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5일에는 피어스가 양키스 선발 피네다를 상대로 12타수 5안타 1홈런으로 강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벅 쇼월터 감독이 빅리그 경험에서 김현수보다 우위가 있고 장타력까지 갖춘 피어스, 마찬가지로 베테랑이며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서 월등한 본을 우선시한다면 김현수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피어스는 이날 이전까지 OPS .896으로 김현수(.805)보다 좋은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본은 포스트시즌에서 중용될 수 있는 면을 갖춘 백전노장이다. 단기전에서 필요한 ‘작은 야구’를 할 줄 아는 외야수이며, 김현수와 비교해도 장타가 크게 부족하지는 않다. 이날 이전까지 332타수를 소화한 그는 258타수인 김현수보다 홈런이 하나 적은 3개지만, 빠른 발을 이용해 3루타를 6개나 만들어냈다. 반면 김현수는 3루타가 하나다. 출루율은 김현수가 월등하지만 본에게는 한 순간에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스피드와 수비력이 있다.
따라서 김현수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피어스나 본과는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는 없는 자신만의 장점인 출루 능력을 다시금 증명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가 됐다. 우선 다가올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3연전에서 기회가 온다면 이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nick@osen.co.kr
[사진] 볼티모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