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의 품격이었다.
KIA 주장 이범호가 결정적인 시즌 28호 홈런을 터트렸다.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14차전에 출전해 동점타와 결승홈런 등 4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팀은 이범호의 활약 덕택에 7-4로 승리를 거두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순위도 5위를 지켰다.
4번 3루수로 출전했지만 1회는 우익수 뜬공, 3회는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그러나 기회가 생기자 눈빛이 달라졌다. 2-3으로 뒤진 6회말 무사 1,2루에서 NC 선발 구창모를 상대로 3유간을 빠지는 적시타를 날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8회 동점을 허용하면서 승부의 흐름이 NC쪽으로 넘어간 직후에 반전의 한 방을 날렸다. 4-4로 팽팽한 상황이었다. 8회 1사후 김주찬이 볼넷을 얻어내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타석에 들어선 이범호는 NC 투수 강장산의 가운데 낮은 직구를 그대로 통타해 120m짜리 좌중월 아치를 그렸다.
승부를 가져오는 결정타였다. 이어 2사후에는 김주형까지 좌중월 솔로홈런(16호)을 더해 7-4까지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이범호는 이 홈런으로 작년 작성한 자신의 데뷔 최다홈런과 타이를 기록했다. 타점도 3개를 더해 95타점까지 도달했다.
생애 첫 3할-30홈런-100타점이 눈 앞에 다가온 것이다. 앞으로 19경기가 남은 만큼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FA 계약 첫 해 대박 성적을 내는 모범 FA이자 결정적 해결사로 자리를 굳혔다. 이날도 팀을 위기에 두 번이나 구해낸 캡틴이었다.
경기후 이범호는 홈런 상황에 대해 "투수가 앞선 김주찬에게 볼을 많이 던져 공격적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최근 타이밍이 조금 늦는다는 생각이 들어 공격적으로 치자고 마음먹으로 풀스윙 했던것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로 삼았던 30홈런과 100타점이 눈 앞에 있는데 야구는 눈 앞에 있다고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투수들도 점점 어렵게 승부를 할 것이기 때문에 홈런 욕심은 없다. 대신 타점은 꼭 100개를 해야 할 것 같다. 현재 상황에서 100타점을 못하면 팀이 4강에 올라가지 못하는 의미이다. 책임감을 갖고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4번타자로 나서는데 분명 부담은 있다. 나지완이가 돌아올 때까지 잘 막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주찬이가 밥상을 잘 차려주는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더 책임감을 가지고 팀 승리에 도움될 수 있는 타점을 올리겠다"며 흰 이를 드러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