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부단장, “오승환, 리그 최고 불펜 중 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9.09 06: 20

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중 하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로 가득 찬 인상을 준다. 21세기에도 마찬가지다. 실제 2008년 이후 올해까지 9년간 세인트루이스는 5할5푼9리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뉴욕 양키스에 이은 리그 2위 기록이다. 다만 양키스와 세인트루이스의 팀 연봉 격차는 꽤 크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8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가 꾸준한 강자로 자리 잡고 있는 이유를 심층적으로 취재했다. 내부 의견이 아닌, 타 팀 관계자들의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분석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타 구단이 부러워하는 몇 가지 비결이 나온 가운데, 오승환과 같은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를 영입하는 것 또한 하나의 재주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 구단 부단장은 오승환을 최고의 불펜 투수로 논했다.
한 구단 단장은 “모젤리악 단장은 항상 계약을 쉽게 처리한다. 정공법으로 솔직하게 접근한다. 그가 트레이드 시장에서 넓은 발을 자랑하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모젤리악 단장의 수완을 칭찬한 뒤 FA 영입에는 효율적으로 접근한다고 평가했다. 실제 세인트루이스는 맷 할러데이, 아담 웨인라이트, 야디어 몰리나와 같은 핵심 선수들에게는 투자한 반면 10년 2억4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은 알버트 푸홀스 경쟁에서는 무리하지 않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의 영입도 뛰어났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로 오승환이 뽑혔다. ESPN은 “모젤리악은 레이더 바깥에서 또 하나의 선수를 영입했다. 한국인 출신 마무리 오승환을 1년 250만 달러에 영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구단 부단장은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승환은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모젤리악 단장은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 중 하나를 조용히 팀에 추가했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런 저비용 고효율 선수를 낚아채는 능력은 세인트루이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연봉을 지출하지 않고도 항상 리그 정상권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게 ESPN의 분석이다.
실제 오승환은 1+1년, 2년 최대 1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보장금액이 인센티브 금액이 좀 더 많은 계약으로 세인트루이스의 최종 지출액은 이보다 조금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승환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는 팀 불펜 투수 중 1위이며, 리그 전체를 따져도 3~5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올 시즌 팀의 최고 영입이라고 단언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편 ESPN은 세인트루이스의 또 다른 성공 비결에 대해서는 맷 카펜터, 마이클 와카, 루크 위버, 맷 아담스, 스티븐 피스코티 등 팀의 지명을 받은 선수들의 효율적인 육성, 뛰어난 트레이드 수완과 영입,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팬층, 포수 야디어 몰리나의 영향력 등을 뽑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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