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이 말하는 논란의 '선발 불펜알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9.10 11: 30

한화, 윤규진·이태양·송은범 선발들 호투 행진  
김성근 감독, "구원으로 던지고 난 뒤 좋아져"
한화가 선발 야구를 하기 시작했다. 윤규진과 이태양에 이어 송은범까지 3경기 연속 선발투수들이 퀄리티 스타트한 것이다. 

7일 마산 NC전 윤규진이 6이닝 무실점으로 스타트를 끊은 뒤 8일 대전 kt전에는 이태양이 6이닝 1실점으로 바통을 이어 받았다. 여세를 몰아 9일 kt전에는 송은범이 무려 8이닝을 던지며 1실점 역투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올 시즌 한화의 선발투수가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올 시즌 선발뿐만 아니라 팀 사정에 따라 구원으로도 나섰다는 점이다. 윤규진은 3~4일 고척 넥센전에 2경기 연속 3⅔이닝을 구원으로 던졌고, 이태양도 3~6일 넥센전과 마산 NC전에서 3경기 연속 구원 투입되며 4이닝을 소화했다. 송은범도 NC전에서 등판은 없었지만 불펜 대기했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9일 kt전을 앞두고 선발투수들의 호투가 불펜에서 구원으로 등판한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내가 말하면 논란이 될 텐데"라고 웃으며 전제를 한 뒤 "윤규진과 이태양은 중간 릴리프로 쓴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거기서 던지는 요령을 배운 것이다"고 남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김 감독은 "선발은 여유 있게 던질 수 있지만 구원은 초구부터 강하게 가야 한다. 여기서 감을 찾은 것이다. 의식의 차이가 생겼다고 보면 된다"며 "옆에서 보면 매 경기 대기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심수창도 팔 스윙이 이제 어느 정도 굳어졌다. 포인트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짧게나마 불펜 알바를 한 이태양은 "구원으로 직접 던져 보니 선발이 편하다는 걸 느꼈다. 불펜 형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몸으로 느끼게 됐다. 마무리로 던지는 마지막 1이닝이 선발 6이닝보다 훨씬 힘들더라"고 색다른 경험을 한 것에 의미를 뒀다. 송은범도 "지금 우리는 투수 보직이 없다. 한 경기, 한 경기 전부 중요하다. 선발이든 구원이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선발투수의 불펜 알바는 정상적인 운용이 아니다. 김 감독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한 야구인은 "선발투수가 구원으로 던지는 게 좋다면 왜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그렇게 하지 않을까"라고 의아함을 나타냈다. 김 감독 말대로 논란 여지가 있지만 팀 사정이란 전가의 보도가 있다. 
김 감독은 "우리팀이 여유가 있었다면 투수를 아끼다 졌을 것이다. 없으니까 그 속에서 뭔가를 또 찾아가는 것이다. 박정진도 던지면서 감을 잡아가고 있다. 야구는 결국 피처다. 4월에도 지금처럼 던져줬으면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직 파괴 이후 공교롭게도 최근 3경기 정상적인 선발야구로 반전 계기를 마련한 한화의 남은 19경기 마운드 운용이 궁금해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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