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투' 송은범이 떠올린 2009년과 터닝 포인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9.10 05: 59

송은범, 9일 kt전 8이닝 1실점 최고의 투구  
NC전 12실점 이후 감 잡아, 'AGAIN 2009'
"5월14일". 

한화 우완 투수 송은범(32)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SK 시절이었던 지난 2009년 5월14일 잠실 LG전에서 그는 데뷔 첫 완투 경기를 펼쳤다. 당시 9이닝 동안 무려 144개의 공을 던지며 4실점으로 막았다. 그해 송은범은 개인 최다 149⅓이닝을 던지며 12승(3패)을 거두고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완투승을 거둔 5월14일 LG전이 그해 결정적 터닝 포인트였다. 
송은범은 "2009년 5월14일 완투하면서 144개를 던졌다. 그날 경기가 터닝 포인트가 돼 이후로 되게 좋아졌다. 시즌 전체가 좋았었다. 그 경기 이후로 120개를 던져도 지치지 않았다. 대구 경기에서도 130개 넘게 던졌다"고 기억했다. 같은 해 5월31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7⅔이닝 동안 132구를 소화하며 1실점(무자책) 경기를 펼치는 등 개인 10연승을 질주한 바 있다. 
그런 송은범에게 있어 2016년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경기는 지난 9일 대전 kt전이었다. 이날 송은범은 8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위력을 떨쳤다. 2009년 5월14일 완투승을 거둔 이후로 처음 8이닝 이상 던졌다. 비록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최고 148km 직구(79개) 중심으로 낮게 제구가 잘 이뤄졌다. 
한화 김성근 감독도 경기 후 "송은범이 몇 년 만에 기막힌 피칭을 해줬다"고 감탄했다. 송은범은 "오랜만의 등판이었지만 초반부터 밸런스가 괜찮았다. 4회 바가지 안타를 맞고 실점을 내준 후 더 집중했다. 그 고비를 넘기고 나니 뒤로 갈수록 편했다. 특히 포수 (허)도환이와 (차)일목이형 리드가 좋았다. 포수가 던지라는 데로 던졌을 뿐이다"고 밝게 웃어보였다. 
2009년 5월14일처럼 이날 경기가 앞으로 터닝 포인트가 될지를 물어보자 송은범은 오히려 지난달 25일 대전 NC전 경기를 떠올렸다. 이날 송은범은 3⅔이닝 동안 114구를 던지며 13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12실점으로 무너졌다. 개인 1경기 최다실점 경기였지만 그날이 송은범에겐 터닝 포인트였다. 
그는 "NC전이 부상 복귀 후 두 번째 선발 경기였다. 그날 결과는 좋지 않았다. 타자를 세워 놓고 거의 한 달 만에 던졌기 때문에 좋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날 경기에서 계속 던지면서 밸런스가 잡히는 느낌이 왔다. 이전 경기(1일 LG전)에서도 승리는 하지 못했지만 투구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며 대량 실점에도 실전 마운드에서 계속 던진 것이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제 시즌은 19경기밖에 남지 않았고, 송은범에게 남은 등판 기회도 얼마 없다. 선발은 물론 구원 각오도 되어있다. "이제 우리 팀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오늘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팀만 이기면 전혀 아깝지 않다. 지금 우리는 투수 보직이 없다. 나 역시 마산 NC전에서 불펜 대기했다. 매경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각오하고 있다"는 게 송은범의 말이다. 
7년만의 8이닝 이상 투구로 강한 인상을 남긴 송은범에게 이날 kt전이 2009년처럼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될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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