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토종 에이스 이재학(26)이 우여곡절 끝에 4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재학은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NC의 7-2 승리와 함께 이재학은 시즌 10승(4패) 반열에 올랐다. 팀 토종 투수로는 시즌 첫 10승 투수가 된 순간이었다.
이재학은 2회 윌린 로사리오와 8구 승부 끝에 던진 141km 직구가 바깥쪽 높은 실투가 되며 우중월 역전 투런 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이후 주무기 체인지업이 절묘하게 떨어지며 한화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투구수 관리가 되지 않아 6회를 채우지는 못했지만 승리투수 요건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날 이재학은 135~143km 직구(52개) 중심으로 122~129km 체인지업(47개) 131~134km 커터(3개)를 구사했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사실상 두 구종만 던졌지만 볼끝의 힘과 떨어지는 코스가 워낙 좋았다. 3회 1사 1·3루 위기에선 김태균과 로사리오도 이재학의 체인지업에 연속 헛스윙 삼진 아웃당했다.
이로써 이재학은 NC 이적 후 1군 첫 시즌이었던 2013년부터 4년 연속 10승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4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리는 KBO리그 역대 26번째 기록. NC 투수로는 최초 기록이다. 특히 올 시즌에는 이런저런 우여곡절 속에 이룬 10승이란 점에서 이재학 개인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의미가 있다.
이재학은 전반기 14경기에서 8승3패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하며 무난하게 10승을 달성하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 시점에 터진 승부조작 사건으로 의혹을 받는 바람에 야구에 집중할 수 없었다. 7월말부터 8월 중순까지 3주 넘게 아픈 곳이 없는데도 수사 등으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도 했다.
8월 중순 1군 복귀한 뒤에는 구원으로 2경기를 나온 뒤 선발 로테이션에 재진입했지만 3주 공백을 무시할 수 없었다. 복귀 후 선발 4번째 경기였던 지난 9일 광주 KIA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9승째를 올린 뒤 이날 마침내 10승 고지를 밟는 데 성공했다. 쉽지 않아 보인 고지를 다시 점령한 것이다.
아직 NC는 시즌이 14경기 더 남아있고, 이재학에게도 3차례 이상 선발등판 기회가 더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2013~2015년 3년 모두 정확히 10승만 거뒀던 이재학에겐 10승을 넘어 데뷔 최다승을 거둘 기회가 남아있다.
경기 후 이재학은 "10승을 해서 좋기는 하지만 선발로서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그래도 어려움 속에서 이어가고 싶었던 기록을 하게 된 것은 기분 좋다. 아직 팀이 계속 2위 싸움을 하고 있는 만큼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좋은 에너지가 돼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