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주말 불펜피칭으로 실전 복귀 준비
두산, 불안한 불펜 고민 해결 실마리 찾나
"주말에 들어갑니다".

두산 최고참 투수 정재훈(36)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28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덕아웃을 지나가던 정재훈에게 "언제 불펜피칭 들어 가냐"고 물었다. 정재훈의 대답은 망설임 없이 오는 주말이었다. 화색이 돈 김태형 감독은 "불펜피칭에서 아프지 않으면 복귀가 가능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두산 구단 관계자도 "정재훈이 29일 잠실구장에서 경기 전 플랫피칭을 한다. 주말 불펜피칭에는 100%가 아닌 60~70% 컨디션으로 조금씩 강도를 높여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플랫피칭은 마운드가 아니라 평평한 지면에서 포수를 앉혀놓고 던지는 훈련으로 재활 투수들이 불펜피칭에 들어가기 직전 단계다.
두산으로선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투타 양면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산이지만, 유일한 불안요소라면 역시 불펜. 올 시즌 구원 평균자책점 5.08로 이 부문 5위로 평균 위치에 있지만, 임팩트 있는 역전패가 몇 차례 있었다. 27일 한화전에서 홍상삼이 무너진 게 크다.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7경기에서 5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38로 활약한 홍상삼이 이날 9회말 2사 후 3점차 리드 상황에서 빗맞은 안타를 맞은 뒤 4연속 볼넷으로 자멸했고, 결국 8-9 끝내기 역전패로 끝낫다. 우승 확정 뒤 큰 경기가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한국시리즈라면 아찔하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정재훈의 복귀는 그래서 두산에 꼭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친정팀 두산에 돌아온 정재훈은 46경기에서 52⅓이닝을 던지며 1승5패2세이브23홀드 평균자책점 3.27로 필승조 역할을 제대로 했다. 김태형 감독도 "정재훈이 어려운 경기를 확실하게 잘 막아주며 잡아준 것이 컸다"며 수시로 그에게 고마움을 나타낼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달 3일 잠실 LG전에서 박용택의 강습 타구에 오른 팔뚝을 맞아 골절상을 입었다. 핀으로 팔뚝을 고정하는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쳤다. 당초 6주 회복 뒤 재활이라 정규시즌은 물론 한국시리즈 복귀도 불투명했지만 예상보다 빨리 회복했다. 지난 9일부터 캐치볼로 회복 속도를 냈고, 이제는 불펜피칭까지 앞두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홍상삼이 아쉬운 투구를 했지만 큰 경기에 맞는 것보다는 낫다. 이현승도 점점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어 중요한 상황에 나갈 것이다. 이용찬도 있고, (누구를 마무리로 써야할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한국시리즈 투수 엔트리 구성은 거의 끝났다. 정재훈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게 가장 좋은 일이다"고 바랐다.
한국시리즈 통산 9경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거둔 정재훈의 경험이 한국시리즈 2연패를 꿈꾸는 두산에 있어 꼭 필요하다.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