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바셋, “조 잭슨 빈자리? 걱정 없어”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0.01 06: 00

“조 잭슨이 누군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빈자리를 걱정하지는 않는다.”
고양 오리온의 새 선장 오데리언 바셋(30, 오리온)이 조 잭슨(24)을 대체할 수 있을까. 2연패를 노리는 오리온의 핵심 과제다. 잭슨은 지난 시즌 평균 21분만 뛰면서 14.1점, 4.4어시스트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특히 잭슨은 챔피언결정전에서 23점, 7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외국선수라는 신분 때문에 MVP를 타지 못했지만, 오리온의 실질적인 우승 일등공신은 잭슨이었다. 
비시즌 국내선수 연봉상승에 부담을 느낀 오리온은 베테랑가드 이현민을 KCC로 보냈다. 잭슨은 더 많은 연봉을 주는 중국 2부리그로 떠났다. 포인트가드를 볼 외국선수 농사가 더욱 중요해졌다. 추일승 감독의 선택은 바셋이었다. 과연 바셋은 잭슨만큼 활약할 수 있을까. 

농구계에서 ‘바셋의 기량이 잭슨만큼 뛰어나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모든 면에서 바셋이 잭슨보다 낫다”고 평하기도. 오리온은 30일 동부와 연습경기서 83-92로 패했다. 추 감독은 2쿼터부터 애런 헤인즈와 바셋을 동시 투입하며 조직력을 다졌다.  
바셋의 가장 큰 장점은 외국선수답지 않은 이타적 마인드였다. 자신의 1대1 공격을 가장 먼저 보는 타 외국선수와 달랐다. 바셋은 ‘뺄 때 지체 없이 빼주는’ 패스로 오리온 외곽슈터들을 잘 살렸다. 골밑이 비었다 싶으면 과감하게 치고 들어가 직접 득점했다. 
단점도 있었다. 아무래도 폭발적인 득점력의 잭슨보다 바셋의 탄력과 득점력이 떨어졌다. 바셋은 무심코 들어갔다가 로드 벤슨에게 블록슛을 먹기도 했다. 노마크에서 시도한 덩크슛은 실패했다. 이날 바셋은 9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8개의 야투 중 단 하나만 넣었다. 3점슛은 4개를 던져 하나를 성공했다. 바셋은 4쿼터 승부처에서 어처구니없는 패스미스를 범하기도. 추일승 감독은 마지막 3분을 바셋을 제외하고 치렀다. 추 감독은 경기 후에도 바셋을 불러다가 따로 지시를 내렸다. 
경기 후 만난 바셋은 부진했다는 평가에 “프리시즌이라 괜찮다. 공수에서 더 나아질 것”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조 잭슨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부담은 없을까. 바셋은 “조 잭슨은 개인적으로 모른다. 부담감은 없다. 어차피 가드로 뛰는 농구는 다 똑같다. 오늘 덩크슛을 놓쳤지만 가끔 있는 일이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며 낙관했다. 
바셋 역시 오리온 2연패를 위해 자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아직 시즌은 한 달 남았다. 준비할 기간은 충분하다. 오리온이 다시 챔피언에 오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잭슨과 마찬가지로 바셋도 상대의 지역방어에 당황하는 눈치였다. 2년 동안 똑같은 외국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동부는 비시즌임에도 상당한 조직력을 자랑했다. 김주성과 윤호영의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다. 높이와 조직력까지 좋은 동부를 상대로 바셋도 쉽지 않았다. 지역방어에 어려움을 느꼈냐는 질문에 바셋은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의식하지 않았다. 
추일승 감독은 바셋을 질책하기보다 자신감을 심어주려 노력했다. 추 감독은 “바셋의 기량은 보신 그대로다. (패스를) 뺄 때 빼줄 수 있는 선수다. 팀에 더 녹아들어야 한다”고 평했다. 바셋은 “감독님이 슈팅을 주저하지 말고 쏘라고 하신다. 공격에서 더 나아져야 한다”고 자평했다. 
한 경기를 보고 바셋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바셋이 적응만 잘한다면 조 잭슨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김종규 앞에서 덩크슛을 했던 잭슨처럼 화려한 농구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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