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큰 부상을 입을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메이저리그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봉변을 당할 뻔했다.
5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단판 경기.
경기는 2회말 토론토 호세 바티스타의 선제 솔로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4초 볼티모어 마크 트럼보가 역전 투런포를 쏘아올려 경기를 뒤집었고 토론토가 5회말 에제키엘 카레라의 적시타로 다시 2-2 균형을 맞췄다. 경기는 살얼음판처럼 팽팽하게 진행됐다. 단판승부 다운 양 팀의 집중력과 투수전이 돋보였다. 김현수도 한국인으로는 6번째로 포스트시즌에 출장해 명승부의 일원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날 명승부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은 관중석에서 나왔다. 그리고 장면의 중심에는 김현수가 있었다.
7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토론토 대타 멜빈 업튼 주니어의 뜬공 타구가 좌익수 김현수쪽으로 향했고 김현수는 이를 평범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외야 관중석 뒤편에서 이물질이 김현수를 향해 날아왔다. 토론토 팬이 김현수를 향해 이물질을 투척한 것. 맥주캔으로 추정되는 이 물질이 만약 김현수의 뒤통수에 맞았다면 큰 부상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는 11회말 에드윈 엔카나시온의 끝내기 스리런 홈런으로 토론토가 승리를 거뒀지만 현지 언론들은 토론토 팬들의 매너를 일제히 비난했다.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불상사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김현수도 적잖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미국 현지 언론 ESPN은 사건의 당사자인 김현수의 인터뷰를 간략하게 게재했다. 김현수는 인터뷰를 통해서 "이번 같은 사건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된다. 나에게 오물을 던진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중견수 애덤 존스는 맥주캔이 날아온 곳을 향해 언성을 높이며 불같이 화를 냈다. 벅 쇼월터 감독도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심판진들에게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에서는 "김현수와 존스를 향한 인종차별적 처사가 있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아직 맥주캔을 투척한 팬이 경기장에서 퇴장을 당했는지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존스는 ESPN과 인터뷰에서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존스는 "그 사람을 반드시 찾아내 처벌을 받기를 희망한다. 김현수는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뒷통수를 맞을 뻔 했다. 맥주가 가득한 캔을 던졌다. 그건 스포츠가 아니다"면서 "우리가 경기에 집중할 때 해를 입힐 수 있는 물질을 던지는 것은 야구의 일부가 아니다"며 다시 한 번 토론토 팬의 위험 천만했던 행위를 비난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