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강정호(29)가 시즌을 마치고 귀국했다.
강정호는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21개월 만에 귀국했다. 지난해 1월 피츠버그와의 입단 계약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강정호는 그해 9월 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크리스 코글란의 슬라이딩에 왼 무릎 내측부 인대와 반월판 파열, 정강이뼈 골절 부상을 당한 뒤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서 재활에 전념했다.
올해 5월 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2홈런을 치며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강정호는 103경기에 출장해 81안타(21홈런) 62타점 타율 2할5푼5리를 기록했다. 강정호는 시즌 20홈런으로 한국 타자 2번째 20홈런이자 아시아 내야수 출신 최초 20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랜만에 한국 땅을 밟은 강정호는 많은 관심 속에 입국장을 들어섰다. 강정호는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온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지난해 왔으면 어땠을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오고 싶었는데 재활 때문에 오지 못했다"고 귀국 소감을 밝혔다.
강정호는 올 시즌 아시아 내야수 최초 20홈런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20홈런에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아시아가 아닌 세계에서 더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홈런 개수가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시즌을 일찍 마치고 재활을 하면서 신경을 많이 썼고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타격폼에 대해서는 "하면서 자연스럽게 변한 것은 있지만 타격폼에서 크게 바꾼 것은 없다"고 말했다.
피츠버그의 포스트시즌을 지난해 휠체어에 앉아 지켜본 강정호는 올해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 가을야구를 겪어보지 못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경험하고 싶었는데 잘 안 됐고 올해도 팀 성적이 나지 않았다. 결국 내가 못했다. 내년에는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메이저리그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을 상대로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던 그는 "(오)승환이 형 공이 예전보다 더 좋은 것 같고 팀에서 형에 대한 기대가 굉장하다고 생각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타이트한 상황에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는 데 있어 얼만큼 기회를 받느냐가 중요한데, 기회를 충분히 받는다면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올 시즌 그는 시카고 원정 당시 성폭행 혐의로 피소되는 사건을 겪었다. 사건은 고소자의 연락 두절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 강정호는 사건의 진행에 대한 질문에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강정호는 마지막으로 "오면서 잠을 많이 자지 못했는데 광주 집에 내려가서 쉴 생각이다. 아직 초청을 받지 못했지만 넥센이 한국시리즈에 가면 한번쯤 가보고 싶다"고 친정팀의 가을야구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autumnbb@osen.co.kr
[사진] 인천공항=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