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10 어워즈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수많은 작품이 생겨나고 사라졌다. 그중에서 기대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거나 보석 같지만 시기와 때가 맞지 않아 주목받지 못한 저주받은 걸작 세 편을 꼽아봤다.
▲ ‘초인시대’: 유병재의 위대한 도전
유병재는 'SNL코리아'가 탄생시킨 스타 중 한 명이다. SNL 작가에서 예능인으로 거듭난 그는 정극드라마에 도전하기에 이른다. 유병재가 쓴 대본에 그룹 시크릿 송지은이 합류하면서 점점 더 드라마는 모양새를 갖춰나갔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 결과물은 좋지 않았다. '초인시대' 종영 후 유병재는 인터뷰에서 "두 달을 준비해서 두 달간 방송됐다"며 "제작에 넉 달 정도 소요됐다. 따지고 보면 잠깐의 인기빨로 편승해 만들었던 것 같다"고 솔직히 고백하기도 했다. '초인시대'는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첫화의 상쾌한 리듬을 이어가지 못하고 점점 산으로 가는 내용과 떨어지는 완성도로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흥행과는 별개로 작가로서 배우로서 유병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과 tvN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였다는 것은 분명했다.
▲ ‘구여친클럽’: 시청률이 전부가 아니잖아요
'미생'과 '소셜포비아'로 주가를 한층 올린 변요한의 로맨틱 코미디 도전이었다. '응급남녀'에서 사랑스러운 연기를 펼친 송지효와 '미스코리아', '골든타임'을 연출한 권석장 감독까지 조합은 나쁘지 않았지만 조기종영이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았다. '구여친클럽'의 고배를 마신 대는 불운도 있었다. KBS 2TV '프로듀사'가 비슷한 시간대에 방영하며 시청자를 뺏길 수밖에 없었다. 극 초반 산만한 전개와 지루한 이야기가 집중하지 못하게 했지만 배우들의 호흡은 최고였다. 구여친들과 티격태격하는 변요한의 능청스럽고 현실적인 면모는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를 빠져들게 하기 충분했고, 송지효, 이윤지, 장은지, 류화영 등은 아주 사랑스럽고 예뻤다. 드라마 첫 방송과 마지막 방송만 빼고 시청률 1%를 넘지 못한 비운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 ‘잉여공주’: 다시 보면 화려한 캐스팅
'잉여공주'는 온주완, 조보아, 김민교, 송재림, 박지수, 김슬기, 남주혁 등 지금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과 조연급으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 드라마다. 역시 안타깝게 조기에 종영했지만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춘들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내며 방영 당시 사회를 관통하고 있었던 '잉여'와 '먹방' 등의 코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웃픈 현실을 제대로 그려냈다. 여기에 유세윤, 유병재, 강용석, 라미란 등 수많은 카메오가 출연하며 화제 몰이에 도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pps2014@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