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만 잘못 내딛으면 낭떠러지다. 벼랑 끝에 몰린 슈틸리케 감독의 우즈베키스탄전 구상은 어떤 그림일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지난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해외파는 곧바로 소속팀으로 돌아간 가운데 K리거 8명과 함께 코칭스태프만이 쓸쓸히 입국했다. 그 흔한 환영 인사도, 팬들의 함성도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는 플래시 세례만이 허공을 메아리쳤다.
한국은 지난 12일 새벽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서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서 이란에 0-1로 패했다. 이란(3승 1무, 승점 10)과 우즈베키스탄(3승 1패, 승점 9)에 밀린 한국(2승 1무 1패, 승점 7)은 조 3위로 떨어져 9회 연속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 다급해진 슈틸리케
내달 안방에서 열리는 우즈벡과 최종예선 5차전은 단두대 매치다. 한국은 우즈벡에 승점 2 뒤지며 3위에 처져 있다. 본선 직행 티켓은 조 2위까지 주어진다. 안방에서 패한다면 본선행은 한 걸음 더 멀어진다. 한국은 중국, 카타르, 우즈벡 원정을 남겨두고 있다.
우즈벡전은 내용도 결과도 필요하지만 승점 3의 결과가 더 중요한 한 판이다. 이정협(울산) 등 무명 선수를 과감하게 선발해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냈던 슈틸리케 감독이지만 이란전 완패와 소리아 발언 파문으로 변화 대신 안정을 택할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벡전서 변화 대신 기존 선수들을 활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볼만한 선수들은 다 봤다.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새로운 선수가 있다면 우즈벡과 경기 전에 열리는 캐나다와 친선전서 점검을 하는 게 맞지만 최종예선에 바로 데뷔시키기엔 위험부담이 따른다."
▲ 우즈벡의 천적
우즈벡은 한국, 일본, 이란, 호주 등 아시아 4강을 위협하는 강호로 꼽힌다. 힘과 높이에 기술까지 갖췄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다득점에 밀려 간발의 차로 한국에 본선행 티켓을 내줬다. 러시아를 향한 여정에서도 한국을 위협할 가장 강력한 후보다.
희망적인 건 A매치 전적이다. 한국은 그간 우즈벡과 13번 만나 9승 3무 1패의 압도적인 우세를 점했다. 유일한 패배가 지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준결승일 정도로 까마득한 과거의 얘기다.
더욱이 안방에서는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홈에서 우즈벡과 7번 맞붙어 6연승을 거두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3월 대전에서 열린 평가전서 1-1로 비긴 바 있다.
▲ 장현수
장현수의 위치도 관심사다. 그간 슈틸리케호에서 중앙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 좌우 풀백 등 네 포지션을 소화했던 그다. 그러나 최근 우측 풀백이라는 맞지 않은 옷을 입고 부진을 거듭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변화의 칼을 빼들었다. 장현수의 본업인 중앙에 뛰게 할 계획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는 오랫동안 양쪽 풀백에 문제를 보여왔다. 차두리와 김진수가 대표팀서 나간 이후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 오른쪽의 경우 김창수와 이용 등을 실험했지만 확고한 입지를 다지지는 못했다"며 장현수의 풀백 기용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도 장현수가 중앙에 더 어울리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중앙 쪽에 기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장현수는 우즈벡전서 중앙 수비수 혹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전망이다. 이란전 후반 수비형 미드필더로 합격점을 받지 못했던 그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공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