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베테랑 우투수 이동현이 철벽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끈 소감을 전했다.
이동현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 3회초에 등판, 2⅓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동현은 5회초 첫 타자 임병욱을 상대하기 전 오른쪽 종아리에 통증을 느꼈으나, 통증을 이겨내고 임병욱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LG는 이동현을 시작으로 불펜진이 7이닝 무실점으로 맹활약했고, 8회말 오지환의 우전 적시타로 5-4 승리를 거뒀다. 이동현은 준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했다.
경기 후 이동현은 5회초 통증을 호소한 상황에 대해 “4회부터 약간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충분히 던질 수 있겠다 싶었다, 스트레칭을 하면서 준비하다가 5회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통증이 느껴지더라. 그래도 다행히 아웃카운트를 잡고 마운드서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현은 “큰 부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즌 중 얼마든지 생기는 부상이다. 다음 경기 출장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다”며 플레이오프 시리즈 등판을 자신했다.
올 시즌 유독 2군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던 것에 대해선 “정말 모두에게 미안했다.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 후배님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자책도 많이 했다. 나 스스로를 갇혀두기도 했었다”며 “히지만 (이)병규형이나 (박)용택이형 등 여러 사람들이 조언해줬고, 힘을 얻었다. 2군에서 다시 준비를 했다. 낮게 던지는 것, 그리고 스프링캠프 때 연습했던 커브도 훈련했다”고 밝혔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 그리고 이날 투구와 관련해선 “오늘 커브를 많이 던졌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본다. 원래 커브는 포기한 구종이었는데 다시 던지기 시작하면서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게 됐다. 직구도 낮게 잘 구사됐다. 큰 경기에선 홈런 같은 큰 거 하나를 맞으면 안 된다. 그만큼 낮게 던지는 게 중요한데 이게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이동현은 “올 시즌 초반에 1994년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말했었다. 진짜 그 때처럼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가며 팀 분위기가 당시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나는 올해 1994년 차명석 코치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전혀 못했다. 이제라도 조금이나마 하고 싶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잘 해서 14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에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