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기간 족쇄’ 염경엽, 구직 걸림돌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0.18 06: 09

염경엽(48) 넥센 감독이 자진사퇴라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아직 1년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가운데 당장 새 직장을 찾는다면 넥센과의 합의가 필요하다. 일단 넥센은 이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년 정도는 휴식기를 가질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염경엽 감독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5로 패배,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자진사퇴를 발표했다. 염 감독은 미리 원고에서 “4년 동안 따뜻한 성원 보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 꼭 우승하고 싶었지만 제 역량이 부족해 구단과 팬들께 우승을 이뤄드리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면서 “실패의 책임은 감독인 저에게 있다. 오늘부로 넥센 감독직을 물러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의 자진사퇴는 성적에 대한 책임도 있겠지만 구단과의 마찰 끝에 내린 극단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올 시즌 박병호 유한준 손승락의 이탈에 따른 전력 약화, 그리고 조상우 한현희의 부상 등 숱한 악재에도 팀을 정규시즌 3위에 올려놓은 염 감독이었다. 비록 준플레이오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성적으로 손가락질 할 이는 없었다.

그러나 구단과의 사이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었고, 더 이상 한 배를 타기 어렵다는 것을 직감한 염 감독과 구단 모두 올 시즌을 끝으로 결별을 예상하고 있었다. 단지 염 감독이 빨리 발표했을 뿐이었다. 구단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공식 입장 발표를 18일 오전으로 미뤘다. 한 관계자는 “넥센도 준비를 하고 있었겠지만 LG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점에서 염 감독이 경기 직후 이를 발표할지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제 염 감독은 시장에 나왔다. 넥센에서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으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많은 팀들에서 노릴 만한 사령탑이다. 다만 지금 상황에서는 새 팀을 찾지 못한다. 넥센과의 계약이 남아 있는 시점에서 자진사퇴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2014년 시즌이 끝난 뒤 넥센과 3년 총액 14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당초 계약기간은 내년까지다.
KBO 야구 규약 제6조를 보면 (을)이 계약기간 중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을 경우 (을)은 계약금의 2배를 (갑), 즉 구단에 배상한다는 조항이 있다. 또한 잔여계약기간 동안 다른 구단에 입단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염 감독이 당장 올해 다른 팀으로 가려면 넥센과의 합의가 필요하다. 염 감독과 넥센은 이 부분까지는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계에서는 “넥센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그 족쇄는 풀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혹은 넥센이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염 감독이 1년 정도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염 감독 스스로가 자진사퇴 후 휴식을 원한다는 말을 했을뿐더러, 현재 시장에서는 염 감독을 바로 데려갈 만한 팀이 마땅치 않다. kt와 삼성은 이미 새 감독을 선임했고, SK의 리스트에서 염 감독은 그다지 유력한 후보가 아니다. 한화도 김성근 감독의 임기를 채워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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