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으로 아주 가뿐하게 플레이오프 문턱을 넘는 듯 했던, NC가 3차전에서 투수진의 졸전으로 미끄러졌다. 연장 11회 끝내기 패배였기에 타격은 크다. 3차전 투수진의 불안감은 4차전 투수 운영의 우려로 이어진다.
NC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연장 11회말 1-2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
NC는 투수진의 난맥상이 드러났다. 선발 장현식이 1이닝 5볼넷으로 조기 강판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후 올라온 투수들도 다르지 않았다. 전염병처럼 4사구를 내줬고, 10⅓이닝 동안 장현식 포함 6명의 투수가 16개의 4사구를 남발했다. 정규시즌 9이닝 당 볼넷이 3.61개(전체 3위)에 불과했던 투수진이 이렇게 무너질 줄 누가 알았을까.

4사구로 투구수는 불어났고, 이는 투수진의 소모를 불러오는 악순환이 됐다. 투수들 모두 투구수가 적지 않았다. 장현식(1이닝 38구), 최금강(2⅔이닝 57구), 임창민(1⅔이닝 31구), 원종현(1⅔이닝 18구), 이민호(3이닝 44구), 김진성(⅓이닝 9구)까지. 최금강과 이민호가 비교적 긴 이닝을 소화했지만 연장의 여파로 4차전 투수 운영이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원종현과 김진성을 제외하면 모두 25일 열리는 4차전 등판이 불투명하다. 김진성이 접전에서 불안감을 노출하며 향후 필승조로 등판하기엔 불안감이 있다. 3차전 등판하지 않은 투수는 우완 배재환과 좌완 구창모, 임정호였다. 기회가 된다면 활용하겠다는 구창모이지만 접전을 이끌기에는 아직 여물지 않았다. 배재환도 마찬가지. 임정호는 원프인트에 가깝다. 결국 4차전 불펜 운영의 폭은 더욱 좁아진다.
이는 선발 해커가 짊어질 부담이 커지는 양상으로 이어진다. 평상시와 같은 휴식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지난 21일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등판한 이후 3일 휴식만 취하고 마운드에 오르는 상황이다. 1차전 투구수가 97개로 적지 않은 가운데 평소보다 적은 휴식을 취했다.
포스트시즌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이지만 결과가 좋았던 기억은 많지 않다. 해커도 이에 해당된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1차전 등판 이후 다시 4차전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올해 벌어진 것. 당시에 해커는 1차전 66구(4이닝 4실점)를 던졌다. 올해보다는 적게 던졌지만 3일 휴식 후 나선 4차전에서 5⅓이닝(93구)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의 두산 더스틴 니퍼트만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낸 기억(9이닝 114구 무실점 완봉-3일 휴식-7이닝 86구 무실점)이 있다. 이젠 해커가 니퍼트와 같은 지배력을 보여줘야 한다.

결국 3차전을 잡아내지 못한 것이 NC로서는 뼈아프다. 총력전의 양상이었지만 투수들만 소모한 채 결과는 얻지 못했다. 4차전에서는 3일 휴식을 취한 해커와 가동 인원이 적은 불펜진을 가지고 투수 운영의 묘수를 내야 한다. 해커가 길게 던져주면 최상의 결과지만, 아닐 경우까지 대비애햐 한다. 만약 NC가 4차전마저 내주면 시리즈는 2승2패로 흐르고 NC는 역스윕의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NC에 여러모로 4차전에 맞이하는 흐름이 좋지 않다. LG의 기세를 다시 잠재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과연 NC는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는 투수 운영의 묘소를 발견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