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잠실구장 유광 점퍼의 위력일까.
올해 포스트시즌(PS) 잠실구장에서 원정팀의 신예 선발들이 제 공을 던지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넥센 신재영(27)은 패전 투수가 됐고, NC 장현식(21)은 스스로 흔들리며 볼넷을 남발하고 조기강판됐다. 둘 다 PS 첫 등판(선발), 잠실구장에서 LG 상대로 PS 데뷔전을 치렀으나 실패로 끝났다.
신재영은 올 시즌 정규시즌에 15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거의 점찍어 놨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가 1군 첫 시즌이었으나 승승장구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 신재영은 잠실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시즌 때 위력을 100% 보여주지 못했다. 신재영은 3차전에서 선발로 나와 4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5회를 채우지 못했다.
4회 투런 홈런을 맞았고, 5회 1사 1,2루 위기에서 히메네스를 큼지막한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교체됐다. 결국 넥센은 1-4로 패하면서 신재영은 패전 투수가 됐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 NC 선발은 21살 장현식. 2013년 NC에 입단해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가을 복귀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4경기 4이닝. 올해 6월부터 1군에 올라와 불펜으로 뛰다 9월 임시 선발로 5경기에 출장해 승리는 없었으나 평균자책점 1.59(28⅓이닝 5자책점)의 호성적을 거뒀다.
LG 상대로도 맞대결 4경기 평균자책점 1.69로 강해 기대감이 컸다. 9월 21일 잠실 LG전에선 5이닝 1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만5000명이 가득찬 잠실구장에 적응하지 못했다. 2연패에 몰린 LG팬들은 잠실구장을 가득 채우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LG를 응원했다.
장현식은 의욕만 앞섰다. 1회부터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공이 높게 떴다. 첫 두 타자를 연속 볼넷. 상대 중심타선 3번 박용택과 4번 히메네스를 범타로 돌려세웠지만, 다시 오지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영점이 재차 흔들린 장현식은 2사 만루에서 채은성에게 스트레이트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진 2사 만루 위기에서 손주인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2회 선두타자 정상호를 볼넷으로 내보자 NC 벤치에서는 강판시켰다. 장현식은 1회 최다 볼넷(4개), 한 이닝 최다 볼넷(4개) 타이 기록을 남기고 강판됐다.
LG 양상문 감독은 "NC의 젊은 3~4선발들이 잠실에서 팬들의 기에 눌리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는데 그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잠실의 우렁찬 함성에 정규 시즌 패기 있던 신예 투수들도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넥센과 NC는 팬층이 얕아 잠실구장에는 거의 70~80% 가까이가 LG팬들로 채워졌다.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4차전, LG팬들이 기세는 더욱 타오를 것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