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가 자주 열려 큰 경기의 대명사가 된 곳. 하지만 1차전은 너무 오랜만이다.
2010년대 들어 신식구장들도 많아졌지만, 여러 신축구장들이 만들어지기 전만 하더라도 잠실구장은 야구의 메카였다. 특히 과거에는 한국시리즈 참가 팀과 관계없이 5~7차전이 무조건 잠실구장에서 펼쳐졌기 때문에 큰 경기 하면 잠실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2001년만 하더라도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시즌 우승을 했지만 두산 베어스가 올라오는 바람에 1, 2차전만 홈에서 치르고 3차전부터 계속 원정 같은 환경에서 경기에 임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시리즈 제도도 합리적으로 변했다. 올해부터 한국시리즈 중립경기가 폐지되어 정규시즌 우승 팀은 1, 2차전은 물론 6, 7차전도 홈에서 갖는다. 1위 팀이 홈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머니를 할 수 없었던 것도 옛말이다.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가 출발을 알리는 것은 OB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1995년 이후 처음이다.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 팀 모두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치지 못해 두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도 1차전은 항상 원정경기였다.
그만큼 잠실구장과 한국시리즈 1차전은 별 인연이 없었다. 올해 두산이 정규시즌에 우승을 거두면서 일찌감치 잠실 1차전이 확정됐고, 플레이오프를 통해 NC 다이노스가 파트너로 결정됐다. 전력과 체력 등의 요소를 빼고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만 놓고 보면 양 팀 모두 유리함과 불리함이 있다.
내야 수비는 경기를 자주 치러본 두산이 유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천연잔디 구장은 인조잔디 구장보다 불규칙 바운드가 비교적 많이 일어나는데, 잠실은 천연잔디 구장 중에서도 불규칙 바운드에 의한 경기 흐름 변화가 잦은 편이다. 이곳을 홈으로 쓰는 두산이 조금이라도 나을 가능성이 크다. 수비력은 두산과 NC 모두 견고하다.
마산에 비해 넓은 외야 역시 두산 선수들에게 익숙하다. 커버해야 할 범위가 갑자기 넓어지면 외야수들은 경기가 힘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NC도 뒤질 것은 없다. 발 빠르고 수비 범위가 넓으며 어깨까지 강한 NC 외야수들은 플레이오프에서 팀을 구하는 호수비를 수차례 선보였다. 오히려 실전 감각 면에서는 더 유리하다.
낮 경기도 두산보다 NC가 최근에 해봤다. 플레이오프 중 잠실에서 있었던 3, 4차전은 모두 야간에 했지만, NC는 마산 2차전에서 낮 경기를 경험했다. 7차전까지 갈 경우 낮에만 4경기(1, 2, 6, 7차전)가 편성되어 있는데, 두산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NC가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구장 외적인 1차전 주요 변수로는 오래 쉰 두산의 타격감이 있다. 정규시즌 1위 팀들이 매년 격는 문제이기도 하다. 김태형 감독은 “감각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잘 치는 타자들은 첫 타석부터 잘 친다. 감각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이다”라고 강조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