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안방을 든든히 채우고 한국시리즈에 나선다.
오는 29일부터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를 벌이는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일찌감치 포수를 3명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주전 양의지를 중심으로 그의 백업으로 뛴 박세혁, 가을 경험이 자산인 최재훈이 모두 엔트리에 들어간다.
불안한 상황을 애초에 만들지 않겠다는 계산이 크게 작용한 결정이다. 두산은 지난해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포수를 양의지, 최재훈만 뒀다. 그랬다가 2차전에서 양의지가 우측 엄지발가락에 타구를 맞아 미세골절상을 당해 곤란한 상황을 겪었다. 임시방편으로 홍성흔이 포수 장비를 차고 대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3명이 있어 무난히 한국시리즈 소화가 가능하다.

김태형 감독은 1년 전 기억이 생생하다. “다른 포지션은 괜찮지만 포수 자리는 다른 선수가 채우기 힘들다”고 말한 김 감독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포수를 3명 쓰기로 결정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동의했다.
선수기용에도 유연성을 더할 수 있다. 타격이 뛰어난 양의지 타석에 대타를 낼 일은 거의 없겠지만, 출루했을 때 대주자가 필요한 상황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 이후 다른 포수를 쓰다가 타석이 돌아오면 다시 대타를 투입해도 된다. 벤치에 포수가 하나 더 있기 때문이다. 포수가 둘일 때는 경기 후반이 아니라면 양의지의 대주자를 투입하는 것을 주저할 수 있지만, 포수가 셋이면 경기 중반부터 적극적으로 대주자를 활용할 수 있다.
포수 숫자가 늘어났다고 해서 다른 포지션이 부족해지는 것은 아니다. 정규시즌보다 1명 많은 28명을 쓸 수 있으므로 투수 12명, 포수 3명의 자리가 빠져도 내야수와 외야수를 13명이나 넣을 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 지명타자인 홍성흔까지 내야수로 분류되어 내야수가 9명이나 있었는데, 조금 줄여도 되는 숫자다. 내야수 8명-외야수 5명 혹은 내야수 7명-외야수 6명 조합으로 가면 된다.
특히 내야에는 확고한 주전들이 버티는 동시에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들도 많아 7~8명만 가지고도 충분히 최대 7경기까지 치를 수 있다. 대타 카드이기도 한 최주환, 이원석은 2개 포지션에 설 수 있고, 류지혁의 경우 정규시즌에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했다.
한편 내, 외야를 합해 엔트리에 포함시킬 13명 중 지명타자인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 주전 내야수 4명과 외야수 3명까지 8명은 물론 백업 5명도 사실상 결정됐다. 이원석, 최주환, 국해성, 류지혁은 이미 김 감독이 내, 외야 구성과 대타 카드를 이야기할 때 언급한 선수들이다. 여기에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인 정수빈 역시 빼놓을 수 없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