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 키스톤 콤비의 안정감은 단기전에서 누누이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점점 안정감을 찾아가는 NC의 손시헌-박민우 , 이미 농익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두산 김재호-오재원의 키스톤 콤비가 승부의 키를 쥐고 있다.
NC는 가을야구에서 키스톤 콤비의 안정감이 그리 좋지 않았다. 타격보다 수비가 부족한 2루수 박민우의 경험 미숙이 발목을 잡았다. 박민우는 지난 2년의 포스트시즌에서 3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시즌 박민우의 수비력은 NC의 가을야구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특히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회와 3회, 박민우는 두 번의 병살 플레이를 깔끔하게 연결시켜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지난 2년의 아픔으로 박민우는 성숙해진 것. 김경문 감독은 "민우가 2년 경험하더니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 4차전 병살플레이는 큰 힘이 됐다. 드러나지 않는 수비의 힘이다"고 말하며 박민우에 박수를 보냈다. 손시헌의 경우 두 말 할 필요 없는 풍부한 경험의 소유자. 손시헌의 굳건히 버티고 있는 가운데 박민우는 손시헌과 합을 맞추면서 나날히 성장했다. 이제 박민우의 수비를 우려할 필요는 사라진 셈이다.

반면, 두산의 김재호, 오재원의 키스톤 컴비는 10개 구단 중 안정감은 월등하다. 넓은 수비 범위를 바탕으로 어려운 타구도 손쉽게 걷어내는 이들은 두산의 철벽 내야의 중심이다. 오재원은 16개의 실책, 김재호는 10개의 실책을 범했다. 오재원이 2루수 가운데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했지만, 이는 넓은 수비 범위에 따른 결과라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이들은 자유자재로 수비 시프트를 가동하면서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유독 키스톤 콤비의 활약에 의해 경기가 좌우되는 상황이 많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김선빈과 오지환의 유격수 싸움, 준플레이오프에서 역시 넥센 김하성과 LG 오지환의 유격수 격돌,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는 NC 박민우의 호수비들. 전부 타격이 아닌 수비였다. 수비에서 키스톤 콤비들이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내면 그 팀의 분위기는 살아났고, 팀도 안정을 찾았다. 그만큼 이들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컸고,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특히 수비의 중요성이 커지기에 키스톤 콤비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의 승패도 달라졌다.
이들이 수비에서 주는 안정감에 따라 투수들의 투구도 달라질 수 있기에 한국시리즈에서 역시 키스톤 콤비의 중요도는 변함없이 높을 것으로 보여진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