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독일 베이스볼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던 강봉규가 현역 은퇴를 결심했다.
강봉규는 삼성 시절 함께 뛰었던 릭 밴덴헐크(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소개로 독일 베이스볼 분데스리가 소속 부흐빈더 레지언나레와 1년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 바이에른주 레겐스부르크를 연고지로 하는 부흐빈더 레지언나레는 부흐빈더 렌터카가 모기업이라 재정적으로 안정돼 있고 독일 유일의 국제 경기 규격을 갖춘 아르민 울프 아레나를 홈그라운드로 사용한다. 또한 미국 무대 진출 선수를 다수 배출하는 등 베이스볼 분데스리가의 대표적인 명문 구단으로 꼽힌다.

강봉규에게 올 시즌 독일 세미 프로리그를 경험한 소감을 묻자 "낯선 곳에서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했다. 야구 수준은 우리나라 대학리그 상위권 정도라고 보면 된다"며 "KBO리그보다 수준이 낮고 환경은 열악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은 아주 대단했다. 그 열정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이어 "외국 생활이라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언어, 문화 등 모든 게 다르니 생활이 결코 쉽지 않았다"며 "미국 또는 일본에서 뛰는 해외파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생활 적응도 쉽지 않은데 좋은 성적을 거두니 얼마나 대단한가"라고 엄지를 세웠다.
강봉규는 지난해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코치직 제의를 받았으나 현역 연장을 선택했다. "선수는 한 번 그만두면 다시 할 수 없지 않나. 어디서든 야구를 할 수 있는 몸상태라면 선수 생활을 계속 하고 싶었다"는 게 그 이유다. 아내 김연주 씨도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해보고 싶은대로 다 해보라"고 힘을 실어줬다.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강봉규는 "최근 몇년간 경기에 제대로 뛰지 못하다 보니 (현역 생활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는데 이젠 그 아쉬움을 다 떨쳐냈다. 선수가 아닌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
"가끔씩 아마추어 지도자로 활동중인 선후배들의 요청 속에 선수들을 봐주고 있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보람도 느꼈다. 이 맛에 지도자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현역 생활을 마감하게 된 아쉬움은 잊은 지 오래다. 강봉규는 "기회가 된다면 프로든 아마추어든 선수 양성에 온 힘을 쏟아붓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