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드’ 이미선, 뜨거운 눈물로 코트와 작별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10.29 16: 42

여자프로농구 최고가드 이미선(37, 삼성생명)이 코트에 작별을 고했다.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가 29일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 대 홈팀 용인 삼성생명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했다. 개막전을 맞아 용인체육관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많은 관중이 몰렸다. 한선교 국회의원, 최경환 WKBL 명예총재, 신선우 WKBL 총재, 방열 대한민국농구협회장 등 귀빈들이 자리를 빛냈다. 
본격적인 개막전에 앞서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삼성생명의 프렌차이즈 스타 이미선(37)의 은퇴식이 거행됐다. 1997년 데뷔 후 삼성생명 한 팀에서만 뛴 이미선은 ‘한국여자농구의 존 스탁턴’이라 불러도 무방했다. 삼성생명은 이미선의 공적을 기념해 그가 달았던 등번호 5번을 영구결번 처리했다. 박정은 코치에 이은 삼성생명 통산 두 번째 영구결번이다. 이미선의 19년 동안 활약을 담은 동영상도 공개됐다. 

이미선은 여자프로농구가 낳은 최고의 포인트가드다. 이미선은 통산 2264 어시스트(평균 4.51개)로 김지윤(2733개, 평균 5.81)에 이어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아울러 스틸에서 이미선은 통산 1107개(평균 2.21개)로 유일하게 1000개를 돌파하며 독보적 1위에 올라있다. 기록으로만 봐도 이미선이 왜 최고의 가드인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
국가대표팀에서도 돋보였다. 이미선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따내 소원풀이를 했다. 당장 이미선의 은퇴로 한국농구는 계보를 이을 포인트가드가 없다는 평가다. 
유니폼을 벗은 이미선은 깔끔한 검은색 정장차림으로 코트에 섰다. 구두는 신지 않은 맨발 차림이었다. 이미선은 “은퇴식이니까 예쁘게 보이고 싶어 화장도 하고 힐도 신었다. 그래도 코트 위에서는 운동화를 신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밝혀 감동을 자아냈다.  
후배 강계리는 이미선에게 농구화를 선물했다. 이미선에게는 그 어느 트로피보다 의미가 깊은 선물이었다. 이미선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삼성생명 구단에서도 기념 트로피, 이미선이 마지막 경기서 플레이 한 농구공, 영구결번 기념 액자 등을 증정했다. 
이미선은 “은퇴했지만 너무 오랫동안 팀에 있었다. 체육관에 자주 갔다. 감독님도 자주 뵙고 숙소 밥도 먹었다. 염치가 없지만 그게 편했다”며 농담을 했다. 이어 이미선은 “코트에 있을 때 더 신나고 힘이 났다. 그래서 힘든 운동을 참을 수 있었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미선의 모친은 “미선아 너무 고생 많았다. 그 동안 너무 고생시켜서 미안하다. 사랑한다”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 이미선의 시어머니 등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미선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미선은 “그 동안의 사랑에 감사드린다. 빨리 코트로 돌아오고 싶다”며 지도자로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한국프로농구가 낳은 최고의 가드는 그렇게 코트와 이별을 고했다. 
현재 이미선은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에서 어학연수를 받는 도중 은퇴식을 위해 일시 귀국했다. 앞으로 이미선은 샌디에이고 주립대 여자농구팀에서 객원코치로 연수를 받는 등 본격적으로 지도자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용인=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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