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뚝심의 딜레마'에 빠졌다. 침묵에 빠진 타선을 변화시킬 것이냐, 아니면 해왔던 대로 믿을 것이냐에 대한 문제다.
NC는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단 1점 밖에 뽑지 못했다. 2경기에서 타율 2할(65타수 13안타)에 머물렀다. 2루타 이상의 장타도 없이 모두 단타에 그쳤다. 두산 니퍼트와 장원준의 구위와 제구에 NC 타선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타선의 연결 부분이 매끄럽지 못했다다는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2차전에서는 10개의 안타를 때려냈지만, 1점을 뽑아내는 데 머물렀다. 4개의 병살타에 발목 잡혔고 집중타가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다.

일단 NC는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모두 이종욱(좌익수)-박민우(2루수)-나성범(우익수)-테임즈(1루수)-박석민(3루수)-이호준(지명타자)-김성욱(중견수)-손시헌(유격수)-김태군(포수)으로 타순을 짰다. 이 타순이 NC의 사실상 베스트 라인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1차전에서 3안타에 그친 NC 김경문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어차피 이 타순에서 터져줘야 한다"며 기존 선수들에 믿음을 보냈다. 그러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안타는 많아졌지만 점수는 나지 않았다.
2연패에 빠진 상황이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타순에 변화를 고려할 것인지, 아니면 애초의 구상대로 뚝심으로 밀어붙일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한다.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비슷한 상황은 있었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숱한 기회를 무산시키면서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한 뒤 김경문 감독은 4차전에서 똑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 있던 가운데 당시 김 감독은 "선수들은 오늘로 끝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 오히려 라인업을 바꾸면 부담이 될 것이다"고 말하며 라인업을 변동하지 않았다.
결국 박민우(2루수)-이종욱(좌익수)-나성범(우익수)-테임즈(1루수)-이호준(지명타자)-박석민(3루수)-손시헌(유격수)-김태군(포수)-김준완(중견수)로 구성된 동일 라인업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점을 뽑아내며 믿음에 보답했다.
'뚝심'으로 대표되는 김경문 감독이지만, 변화가 필요할 때는 오히려 파격에 가까운, 과감한 변화를 주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나테박이'의 중심 타선이 현저히 부진한 상황에서 권희동이나 모창민 등의 벤치 자원을 파격적으로 기용하는 수를 선보일 수도 있고, 타순의 변동폭도 크게 가져갈 수 있다. 특히 지난 2차전에서 권희동과 모창민 모두 대타로 출장해 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어떤 라인업을 내세우든지 일장일단은 분명 존재한다. 기존 라인업을 밀고 나가자니 앞선 2경기와 같은 분위기로 이어질까 하는 걱정에 사로잡히고, 라인업을 바꾸자니 변화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딜레마다. 하지만 NC로서는 뚝심의 라인업이든, 변화의 라인업이든 분위기 반등을 위한 결과물이 필요한 상황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