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에서 새 출발을 알린 SK가 외국인 선수 영입전을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 주축 투수였던 메릴 켈리(28)의 재계약 전선은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외국인 선수들은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올해 200⅓이닝을 던지며 팀의 우완 에이스로 맹활약했던 켈리는 일찌감치 재계약 협상에 돌입했다. 힐만 감독의 면접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던 민경삼 단장이 켈리의 에이전트와 만나 사전 공감대를 형성했다. 힐만 감독의 영입이 급박하게 이뤄졌고 켈리의 개인 일정도 잘 맞지 않아 예정됐던 켈리와의 만남은 없었다. 그러나 민 단장이 직접 켈리의 에이전트에 향상된 금액을 제시하며 충분한 성의 표시는 했다.
켈리는 여전히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꿈꾸고 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변수는 있으나 SK의 조건은 MLB 1년차 선수가 보통 받는 금액보다는 높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켈리의 에이전트 또한 이런 부분에서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인 틀이 잡힌 것은 분명하다.

남은 것은 세부 협상, 그리고 최종적인 조건을 받아볼 켈리의 결단이다. 다만 MLB 팀의 오퍼라는 중대한 변수만 없다면 결국 내년에도 SK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본 측에서도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낙관적으로 볼 수 있는 분위기다.
다만 나머지 두 명의 외국인 선수 계약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SK는 좌완 브라울리오 라라와의 재계약은 완전히 포기했다. 유격수 헥터 고메즈는 보류다. 일단 고메즈보다 더 좋은 외인 선수를 찾아본다는 방침은 정했다. 고메즈가 올 시즌 몇몇 부분에서 치명적인 단점을 드러낸 만큼 일단 교체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나 카드 자체는 쥐고 있다.
당초 이번 미국 체류 기간 중 켈리의 재계약을 추진하면서 새 외인 영입도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잡는다는 방침이었다. 좋은 외인이 있으면 빨리 입도선매한다는 생각이었다. 어차피 국내 구단들이 가지고 있는 외국인 리스트는 대등소이하다. 확신이 있으면 선제공격이 최선이다. 그러나 이번 체류 기간 중에는 확실한 선수가 눈에 띄지 않았다. 때문에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한 관계자는 “되도록 빨리 외인 영입을 확정짓는다는 방침은 있지만 아무나 뽑을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때문에 2명 모두는 아니더라도 1명 정도는 12월 초로 예정된 MLB 윈터미팅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힐만 감독도 새 외국인 선발에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거나 도울 가능성이 있어 기대가 걸린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