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시절 ‘국가대표 장신슈터’로 명성을 떨쳤던 김성철(40) 코치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김성철 코치는 이번 시즌 NBA 피닉스 선즈의 산하에 있는 D리그 노던 애리조나 선즈에서 객원코치로 활약할 예정이다. 김 코치는 오는 6일 미국으로 출국해 한 시즌 동안 활약하게 된다.
현역시절 김 코치는 195cm 장신임에도 정확한 3점슛을 구사한 슈터였다. 탄력이 좋아 서장훈을 앞에 두고 덩크슛을 한 적도 있다. 2010년에는 한국대표팀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KGC인삼공사의 프렌차이즈 선수였던 그는 2013년 은퇴했다. 이후 김 코치는 인삼공사의 코치를 거쳐 지난해부터 모교 경희대의 코치로 재직해왔다.

OSEN과 인터뷰에서 김성철 코치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설렌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갑작스럽게 코치를 그만두게 돼 모교 경희대에 죄송한 마음도 있다. 배려를 해주신 경희대 김현국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일단 인턴으로 시작을 하게 됐다. 국내에 머무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농구선진국에 가서 직접 부딪치고 배워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 타국에서의 도전은 쉽지 않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데다 경제적 어려움도 있다. 구단이 위치한 프레스콧 밸리는 인구 4만 명의 소도시다. 흔한 한인마켓도 없다. 혈혈단신으로 미국에 건너가는 김 코치는 모든 것을 자비로 해결하면서도 배움에 대한 열정을 보이고 있다. 그는 “구단에서 경제적으로는 전혀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괜찮다. 개인교사를 고용해 틈틈이 영어공부도 열심히 할 계획이다. 처음이라 많이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도전해볼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던 애리조나 선즈는 기존 베이커스필즈 잼 구단이 연고지를 이전하며 올 시즌 처음 선보인다. 5100명을 수용하는 프레스콧 밸리 이벤트 센터를 홈구장으로 쓴다. NBA스타 폴 밀샙의 동생인 엘리자 밀샙, NBA 전설의 센터 랄프 샘슨의 아들 랄프 샘슨 3세 등이 선수로 뛰고 있다. 감독은 D리그서 잔뼈가 굵은 타이론 엘리스가 맡고 있다. 앞으로 김성철 코치가 키워낸 선수가 NBA 피닉스 선즈로 승격되거나 혹은 나중에 한국에서 뛸 수도 있다.

김성철 코치는 “구단이 소도시에 있어 정말 할 것이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연수를 받고 영어공부를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이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가서 인정받고 올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선진농구의 기술과 시스템을 배워오고 싶다”고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타이론 엘리스 감독과 김성철 코치 / 본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