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연인' 아쉬운 새드엔딩, 그럼에도 의미있는 기록들 [종영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11.02 06: 50

결국 고려에서도, 현대에서도 이준기와 이지은은 만나지 못했다. 두 사람이 현대에서 다시 만나 새로운 사랑 혹은 인연을 이어가길 바랐던 시청자들은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그만큼 '달의 연인' 속 '소해커플'을 향한 기대감이 컸다는 뜻. 그리고 20회가 방영되는 내내 '달의 연인'이 남긴 기록들은 큰 의미를 가진다.
지난 1일 SBS 수목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이 고려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해수(이지은 분)가 현대에서 깨어난 뒤 고려시대의 그림들을 보며 광종(왕소/이준기 분)과의 사랑을 다시 깨닫는 장면들을 담아내며 종영됐다.
해수가 왕정(지수 분)을 따라 출궁을 하고, 뒤늦게 해수의 편지를 보게 된 광종이 한결같았던 해수의 사랑을 알게 되는 전개, 현대에서 죽다 살아난 고하진이 해수로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 등은 원작과 거의 같다.

하지만 현대에서 남녀주인공이 재회를 하게 된다는 원작의 마지막 내용은 '달의 연인'에서는 그려지지 않았다. 다만 "다른 세계 다른 시간에서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는 해수의 말을 떠올린 광종이 "너와 나의 세계가 같지 않다면 내가 널 찾아가겠어. 나의 수야"라고 했던 것을 미루어볼 때 두 사람이 현대에서 재회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을 하게 했다.
그간 해수와 광종이 알콩달콩 사랑을 하는 모습을 간절히 보고싶어했던 시청자들에게는 큰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 특히나 '달의 연인'은 큰 인기를 얻었던 원작과 결을 같이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회차로 인해 회를 거듭할수록 급박한 전개를 보여줬고, 이는 곧 각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약화시켰다. 해야 될 이야기는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보니 생긴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그럼에도 '달의 연인'이 보여준 성과는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진다. 우선 왕소 역을 맡아 20회를 이끌어온 이준기는 탄탄한 연기 내공을 다시 한 번 재확인시켰다. '달의 연인'은 중국에서 동시 방영이 됐는데, 이준기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한국 배우로 꼽히는 동시에 아시아최대 온라인 영상채널 유쿠(YOUKU)에서 '달의 연인'이 누적조회수 20억뷰(26일 기준)를 돌파하는 어마무시한 기록을 달성하는 등 독보적인 한류스타 명성을 재입증했다. 또한 '달의 연인'을 통해 새롭게 생겨난 국내 팬들로 인해 팬층이 더욱 두터워졌다. 이 모든 것은 이준기라는 배우가 보여준 독보적인 연기력과 스타성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연기력을 보여준 이지은의 활약도 괄목할 만 하다. 극 초반에는 다소 어색한 표정과 다채롭지 못한 감정 연기로 인해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기도 했던 이지은은 세월의 흐름 속에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해수의 상황과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연기해내 몰입도를 높였다. 김산호,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지수, 백현, 윤선우 등 황자들은 물론이고 강한나, 지헤라, 서현, 진기주 등 젊은 배우들의 발견은 '달의 연인'의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고려의 여인들이었던 박지영, 박시은, 우희진이 보여준 가슴 절절한 연기 내공과 존재감은 시청자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비록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화제성에서만큼은 '달의 연인'을 따라올 자가 없었다. 지금껏 드라마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고려 시대를 재조명했다는 점이나 버릴 것 하나 없었던 명품 OST, 아름다운 영상미 등도 '달의 연인'을 탄탄하게 뒷받침해줬다. /parkjy@osen.co.kr
[사진] '달의 연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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