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한 풀이 끝장 승부…7차전 세기의 명승부 예약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11.02 13: 24

결국 끝까지 간다. 저주에 맞서는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가 최종전까지 진행된다.
컵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6차전에서 9-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3패를 만들었다. 4차전까지 1승 3패로 밀렸던 컵스는 벼랑 끝에서 2연승,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았다. 
이제는 아무 것도 예측할 수 없다. 일단 클리블랜드는 5차전에 이어 6차전서도 밀러를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마운드 총력전에 확실히 대비하는 모습. 선발투수로는 양 팀에서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헨드릭스와 클루버가 등판한다. 

▲ 흔들리면 바로 교체? 헨드릭스 VS 클루버
헨드릭스: WS 3차전 4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0실점
클루버: WS 1차전 6이닝 4피안타 0볼넷 9탈삼진 0실점 
        WS 4차전 6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 
클루버는 월드시리즈 1차전과 4차전서 선발승에 성공, 클리블랜드가 올린 3승 중 2승을 책임졌다. 1차전에선 패스트볼 위주로, 4차전에선 장기인 커브를 앞세워 컵스 타선을 압도했다. 통산 첫 포스트시즌이지만, 마운드에서의 모습은 백전노장이다. 클루버는 이번 포스트시즌 5경기서 30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 1패 평균자책점 0.89를 기록 중이다. 
헨드릭스도 포스트시즌에선 컵스 선발투수 중 가장 안정적이다. 4경기 20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평균자책점 1.31로 맹활약하고 있다. 게다가 체력적인 면을 감안하면 헨드릭스가 유리하다. 헨드릭스가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반면, 클루버는 3일만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최근 등판 투구수는 헨드릭스가 3차전서 85개, 클루버는 4차전서 81개였다. 
▲ 연투 임하는 채프먼 VS 3일 쉰 밀러
채프먼: WS 4G 6⅓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
밀러: WS 3G 5⅓이닝 3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 
7차전 승자는 채프먼과 밀러 두 투수의 어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리즈 내내 그랬듯, 채프먼과 밀러가 버티는 팀이 승기를 들 것이다. 
일단 컵스는 6차전에 채프먼을 마운드에 올렸다. 7회말 등판한 채프먼은 1⅓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7회말 1루 커버를 들어가는 과정에서 발목을 삐끗했다. 이후 무사히 투구를 마쳤으나 7차전서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반면 밀러는 4차전 이후 첫 등판을 앞두고 있다. 3일 쉬고 등판하는 만큼, 컨디션은 채프먼보다 앞설 확률이 높다. 게다가 클리블랜드는 마무리투수 앨런도 6차전에 등판시키지 않았다. 7차전서 셋업맨과 마무리가 긴 이닝을 소화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마지막 승부인 만큼, 선발투수들이 불펜 등판할 가능성도 높다. 컵스는 레스터와 래키가, 클리블랜드는 톰린과 바우어가 모두 대기한다. 최소 실점을 위해선 누구든 등판시킬 것이다.
▲장타력 살아난 컵스 VS 짜내는 데 능한 클리블랜드
야수진 기세는 컵스가 근소하게 앞선다. 시리즈 중반까지 침묵했던 컵스 타선은 5차전과 6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선발진을 공략했다. 5차전 브라이언트의 동점 솔로포를 시작으로 6차전에선 브라이언트 러셀 리조가 모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마침내 잃어버렸던 타격감을 되찾고 있다. 
게다가 컵스는 슈와버 효과도 보고 있다. 6차전 2번 타순에 배치된 슈와버는 안타 1개, 볼넷 1개로 두 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슈와버로 인해 브라이언트가 3번, 리조가 4번으로 내려갔고, 브라이언트와 리조는 7안타 3타점을 합작했다. 
클리블랜드는 6차전과는 다른 라인업을 꾸릴 확률이 높다. 최악의 수비 실수를 범한 외야진을 재편할 것이다. 데이비스를 선발진에 포함, 스피드가 동반된 짜내는 야구를 내세울 듯하다. 다득점 경기가 아니라면, 작은 플레이에 능한 클리블랜드가 유리하다. 클리블랜드 투수들이 계획대로 최소실점만 한다면, 클리블랜드가 원하는 방향으로 7차전이 흘러갈 수 있다. 
▲108년 VS 86년. 어디가 승리해도 역사의 한 페이지
컵스는 1908년, 클리블랜드는 1948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다. 미국 메이저스포츠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두 팀이 맞붙어 한풀이 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시리즈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냉정하게도, 승자는 한 팀만 존재한다. 
컵스는 108년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했다. 2011년 겨울 보스턴에서 저주를 푼 엡스타인을 사장으로 앉혔고, 5년 장기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뛰어난 야수 유망주들을 부지런히 모았고, 이들이 팀의 주축으로 올라서자, FA 영입을 통해 선발진을 보강했다. 시즌 중에는 유망주 4명을 포기하고 채프먼을 데려왔다. 현재보다 미래가 밝은 컵스지만, 월드시리즈 우승 기회는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른다. 컵스의 가장 최근 월드시리즈는 1945년이었다. 당시도 컵스는 7차전까지 혈투를 벌였으나 디트로이트에 무릎을 꿇었다. 
클리블랜드는 1990년대 막강 야수진을 구축하며 정상에 도전했었다. 1995년과 1997년 월드시리즈에 올랐는데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1997년에는 플로리다와 7차전 11회 연장 승부 끝에 패했다. 이후 리빌딩이 반복됐다. 지난해까지 21세기 들어 포스트시즌 진출은 3번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안토네티 사장이 인내심을 갖고 팀을 만들었고, 프랑코나 감독이 팀에 승리 기운을 불어넣었다. 무엇이든 쟁취해야만 하는 클리블랜드에는 NBA 우승에 이어 메이저리그 우승 바람까지 불고 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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