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역대 9위’ 트라웃, 전설 대열로 들어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1.20 07: 00

마이크 트라웃(25·LA 에인절스)은 메이저리그(MLB) 현존 최고의 선수다. 올해는 생애 두 번째 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실 투표권을 행사하는 MLB 기자들도 “같은 값이라면 팀 성적이 좋은 선수에게 표를 행사한다”는 관념이 비교적 뿌리 깊다. 트라웃이 최근 5년간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도 MVP 수상은 고작(?) 두 차례(2014·2016)에 그친 이유다. 계속 2위로 아쉬움을 삼켰다. 그래서 올해 수상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시선이 있었는데 투표인단은 트라웃의 괴물 같은 성적에 관념을 깨뜨릴 수밖에 없었다는 시각이다.
트라웃은 최근 4년간 매해 157경기 이상을 뛰며 꾸준함을 과시했다. 통산 성적은 811경기에서 타율 3할6리, 출루율 4할5리, 장타율 0.557, 168홈런, 497타점, 143도루다. 여기에 수비 능력까지 뒷받침되는 이 시대 진정한 최고의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트라웃은 최근 4년간 팬그래프닷컴이 집계하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모두 리그 1위를 차지했다.

WAR이 선수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직관적이고, 여러 시대의 선수들을 비교적 한곳에 모아 비교하기 편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런 WAR상, 트라웃은 이미 현 시대를 넘어 리그 역대의 전설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트라웃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총 47.4의 WAR을 쌓았다. 이는 각 선수 ‘최고의 5년 시기’를 놓고 봤을 때 역대 9위에 해당한다.
1위는 베이브 루스로 1920년부터 1924년까지의 59.0다. 2위는 배리 본즈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3.0을 기록했다. 다만 본즈의 이 기록은 ‘약’의 힘을 빌렸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 뒤를 이어 2차 대전이 낀 테드 윌리엄스(1941~1948, 51.9), 윌리 메이스(1962~1966, 51.2), 로저스 혼스비(1921~1925, 51.1)가 따른다.
트라웃의 성적은 지미 폭스의 최전성기로 뽑히는 1932년부터 1936년까지의 WAR(44.1), 스탠 뮤지얼의 1948년부터 1952년까지의 WAR(44.0)을 모두 넘는다. 역시 당대 최고의 선수로 평가됐던 알렉스 로드리게스(2000~2004, 43.3), 알버트 푸홀스(2005~2009, 42.6)의 피크 타임도 넘어선다. 현역 선수의 최근 5년간 WAR과는 비교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 기준으로 따를 때 상위 20명 중 16명은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4명은 본즈, 트라웃, 로드리게스, 푸홀스인데 본즈는 약물 문제가 있고 나머지 세 명은 아직 심사 단계가 아니다. 트라웃이 자신의 경력을 10년 이상 이어간다면 지금의 활약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명예의 전당에 갈 수 있는 업적을 쌓았다고 볼 수 있다. 더 무서운 것은 트라웃이 계속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설의 대열로 향하고 있는 트라웃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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