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어느봄날’·카루소, ‘팬텀싱어’가 원했던 무대
OSEN 라효진 기자
발행 2016.11.26 06: 49

남은 인원은 32명, 드디어 ‘팬텀싱어’의 본선 첫 무대가 열렸다. 다섯 개의 무대가 공개된 가운데 모두의 극찬을 받은 것은 단 두 무대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지난 25일 방송된 JTBC ‘팬텀싱어’에서는 치열한 예심 끝에 본선 진출자로 결정된 32명의 참가자가 2인 1조로 팀을 이뤄 한 곡의 노래를 부르며 맞대결을 펼쳤다. 한 팀을 꾸린 참가자들은 그야말로 적과의 동침을 하게 된 셈.
먼저 이날 두 번째 무대를 장식한 이벼리·이준환의 순수한 감성은 듣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거워지게 했다. 한 편의 꿈 같은 가사를 지닌 가곡풍의 동요 ‘어느 봄날’은 두 사람의 맑고 담백한 음색과 함께 빛을 발했다.

그런가 하면 한 남자의 순정이 고스란히 담긴 곡 ‘카루소’로 심사위원단은 물론 대기 중이던 참가자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팀도 있었다. 김경호 모창고수로 이미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던 곽동현과 유학파 테너 이동신이었다. 전형적인 록커 스타일로 프로그램 색깔과 맞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를 받았던 곽동현은 이동신의 진하고 풍성한 음색과 어우러지는 자신만의 보컬을 들려줬다.
이날 경연을 벌인 다섯 팀은 골고루 좋은 평가를 얻었지만, 언급한 두 팀 만큼 호평 일색의 무대는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2회 동안 화제의 인물로 손꼽혔던 참가자끼리 맞붙었던 것이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두 팀의 공통점은 함께 부를 노래를 고르는 데 있어서 만만찮은 난항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벼리와 이준환은 각자의 전문 분야도, 음역대 차이도 엄청났다. 이벼리가 제시한 노래를 이준환은 알지 못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보기 드문 카운터 테너인 이준환에게 최대한 음역대를 맞추지 않으면 무대가 불가능한 상황이기도 했다. 이준환에 대한 이벼리의 배려가 돋보였고, 두 사람은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 줄 수 있었다.
곽동현과 이동신 역시 그랬다. 각자의 목소리가 가진 개성이 너무도 뚜렷했다. 찢어지는 듯한 고음과 샤우팅에 특출난 곽동현과 정통파 테너 이동신은 선곡 단계부터 힘겨워했다. 그러나 더 이상 김경호 모창가수로 기억되고 싶지 않았던 곽동현은 ‘카루소’라는 승부수를 띄웠고, 이동신 역시 곽동현의 노력을 도우며 자신의 기량을 펼쳤다.
이는 각 팀원들이 스스로의 장점을 드러내는 데 급급하지 않고 서로의 소리를 들으려 했던 덕이었다. 그 결과 김문정 프로듀서는 이벼리와 이준환 팀에게 “듀엣의 가장 좋은 예”라는 호평을 했고, 윤상은 곽동현과 이동신 팀에게 “원곡자들보다 멋졌다”는 극찬을 선사했다. 시청자들 역시 방송 이후 이 두 팀을 향해 열띤 환호를 보내고 있는 상황.
최연소 참가자인 이준환의 마지막 말은 가슴을 울렸다. 합격을 위해서가 아니라, 무대를 위해 공연한다는 그 의젓한 태도는 이벼리와 이준환, 곽동현과 이동신 모두의 것이었다. 이들의 무대는 그야말로 ‘팬텀싱어’에서 원했던 하모니였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팬텀싱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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