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그 화제성에 상복 없던 '곡성', 청룡 5관왕 恨 풀었다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1.26 09: 26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이 청룡의 최다수상작이 됐다.
‘곡성’은 지난 25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7회 청룡영화상에서 감독상(나홍진 감독), 남우조연상(쿠니무라 준), 인기상(쿠니무라 준), 음악상(이후경), 편집상(김선민)을 수상하며 5관왕을 달성, 상복 없던 한을 풀었다.
사실 올 상반기 이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캐릭터 해석과 결말에 대해 한 번쯤 토론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곡성’은 마을에서 발생한 의문의 연쇄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영화를 보고 극장을 빠져나오고 끝이 아니라 영화의 내용에 대해 곱씹게 하고 또 이야기하게 한 저력은 실로 대단했다.

화제성을 입증하듯 온라인상에는 ‘곡성 결말 해석’, ‘곡성 무명 캐릭터 해석’, ‘곡성 외지인 캐릭터 해석’ 등의 제목으로 저마다 내용과 캐릭터를 해석한 글이 쏟아져 나왔다. 영화기자나 평론가는 아니어도 꼼꼼하게 영화를 바라보고 냉철하게 분석한 글이 많았다. 이 같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69회 칸 영화제 공식 섹션인 비경쟁부문에 초청받아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국내 반응도 좋았다. 무속신앙 소재를 다루고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었다. 700만에 가까운 흥행은 그래서 더욱 놀라운 결과다. 인기를 증명하듯 아역배우 김환희가 극중 외쳤던 “뭣이 중헌디?”는 올해 한국영화가 낳은 최고의 명대사 중 하나가 됐다. 국민예능 MBC ‘무한도전’에서도 영화를 패러디한 ‘귀곡성’ 특집이 방송되기도 했다.
장르한계를 이긴 흥행 성적과 곡성과 동명인 실제 지역 곡성까지 화제가 됐을 정도의 높은 화제성. 이에 상을 기대해볼 법도 했지만 유독 상복이 없었다. 디렉터스 컷 시상식에서 올해의 감독상,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작품상 등을 받은 것이 전부. 각종 시상식을 휩쓸 것이라는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그랬던 ‘곡성’이 청룡영화상에서 5관왕으로 최다수상작이 되면서 한을 풀었다. 이 영광을 더욱 빛내준 것은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현장을 즐긴 배우들의 태도. 나홍진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할 때 스마트폰을 꺼내서 그를 찍는 배우 천우희와 김환희의 모습이 훈훈함을 자아냈고, 시상자로 나선 곽도원은 제대로 무대 위에서 흥을 발산해 시상식의 축제 분위기를 배가시켰다. / besodam@osen.co.kr
[사진] OSEN DB, '곡성'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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