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정상 오른 이동국, 5년의 한과 작별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1.27 01: 22

5년 전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치고 흘렸던 눈물을 이제 닦게 됐다.
이동국(전북 현대)에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는 애증의 대회다. 가장 정상에 오르고 싶은 대회이지만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5년 전 전북에서 결승전에 올랐지만 눈앞에서 우승을 놓쳤고, 프로 데뷔 첫 해인 1998년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AFC 챔피언스리그 전신)에서 우승을 한 경험이 있지만 이동국은 주역이 아니었다.
몇 차례 인연 속에서 이동국에게 AFC 챔피언스리그가 한이 된 건 5년 전의 영향이 가장 크다. 당시 이동국은 AFC 챔피언스리그 득점왕과 함께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최고의 활약을 했다는 증거다. 그러나 우승 트로피는 손에 들지 못했다. 당시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던 이동국은 후반 25분에 투입됐지만 끝내 골을 넣지 못했다. 이동국은 2관왕 등극에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다시 도전해 우승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AFC 챔피언스리그는 5년 동안 이동국은 물론 전북에 기회를 주지 않았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결코 쉬운 대회가 아니었다. 그 사이 만 32세였던 이동국은 어느덧 만 37세가 됐다. 현재 팀 내에서도 가장 많은 나이다. 그러나 5년의 시간은 이동국의 간절함만 키웠다.
간절함은 경기력으로 드러났다. 지난 19일 전주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에서 이동국은 전북이 넣은 2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0-1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동점골을 도왔고,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크로스를 올려 역전에 힘을 보탰다. 5년 전과 같이 교체로 투입됐지만, 부상이 없는 만큼 이동국이 원하는 경기력이 나왔다.
이동국은 1차전이 끝난 후 "어린 선수들은 나중에 또 다른 기회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그리 많지 않다. 누구보다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그 절실함은 결국 우승으로 이어졌다. 2차전에서는 골을 넣지 못했지만, 이동국이 큰 힘을 보탠 1차전의 승리가 우승의 발판이 됐다. 이동국은 그토록 원하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됐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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