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우연이 아니다. 한교원(전북 현대)의 노력이 있었다. 필연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교원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전반 30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한교원의 선제골에 전북은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비록 4분 뒤 이명주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한교원의 골 덕분에 전북은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당초 한교원의 활약을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출전할 것으로 예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교원은 지난 달 22일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와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한 이후 한 달이 넘도록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교체 출전도 없었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만큼 한교원의 출전은 예상할 수 없었다.

한교원의 출전은 돌발 상황 때문이었다. 선발로 나섰던 로페즈가 전반 2분 만에 부상을 당한 것. 왼쪽 무릎 외측 인대 부상을 당해 뛸 수 없는 로페즈를 대신해 한교원은 전반 5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제대로 몸도 풀지 못했다.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올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교원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일단 수비에 집중하며 몸상태를 끌어 올렸다. 공격은 원하는대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수비적으로는 알 아인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었다.
조금씩 기회를 엿보던 한교원은 전반 30분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재성의 코너킥을 받은 한교원이 문전에서 골로 연결한 것. 한교원은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떨쳐내고 문전으로 쇄도, 발로 골을 만들어냈다. 한교원의 득점에 알 아인의 공세에 밀리던 전북도 조금씩 분위기를 바꿨다.
한교원의 득점은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필연이다. 한 달 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노력했기 때문에 출전 선수 명단에 들 수 있었다. 출전 기회가 적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절망했다면 이날의 득점포는 불가능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노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