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한 이동국, "WC 출전보다 ACL 우승이 중요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1.27 07: 59

"언젠가부터 내게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다시 나가는 것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더 중요한 목표가 됐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이동국(전북 현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에서 끝난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이 끝난 직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차전에서 알 아인(UAE)을 2-1로 이겼던 전북은 2차전에서 1-1로 비겨 1승 1무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동국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없는 건 아니다. 데뷔 첫 해였던 포항 스틸러스 시절 AFC 챔피언스리그의 전신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그러나 우승 주역이 아니었다. 이동국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우승이다. 그래서 이동국은 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욕심이 강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5년 전 전주에서 열린 2011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우승을 놓쳤기 때문이다. 당시 전북은 알 사드(카타르)에 승부차기 끝에 패배해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부상 속에서도 교체 출전을 하며 우승을 노렸던 이동국은 대회 MVP와 득점왕 등극에도 고개를 숙여야 했다.
5년의 시간이 지난 끝에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동국은 "우승 직후 너무 울컥했다. 참으려고 했는데 나도 몰래 눈시울이 불거졌다. 지금까지 해온 모든 노력이 필름처럼 스쳐 지나갔다. 기분이 좋으면서 여운도 남아 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결승 2차전에 앞서 마지막 우승 도전이 될 지도 모른다고 했던 이동국이다. 그래서 이번 우승에 대한 만족감이 크고 감회는 더 새롭다.
이동국은 "마지막 퍼즐을 맞춘 것 같다. 언젠가부터 내게는 FIFA 클럽 월드컵에 다시 나가는 것보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더 중요한 목표가 됐다. 월드컵에서 뛰는 것보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더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팀이 함께 1년을 준비해 이룬 성과다. 경기에 뛴 선수도 잘했지만 뒤에서 묵묵히 노력한 이들도 알아줬으면 한다"며 뒤에서 희생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알 아인의 안방에서 열린 경기였던 만큼 이동국은 기쁨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을 자제했다. 5년 전에 전북이 알 아인과 같은 입장이었던 만큼 알 아인의 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너무 좋지만 티를 내고 싶지 않다"고 강조한 이동국은 "패자지만 알 아인을 존중한다. 우리도 5년 전에는 알 아인과 같은 심정이었다"며 "우리가 간절했지만 알 아인이 굉장히 잘 준비했고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AFC 챔피언스리그가 끝났지만 전북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12월 중순 일정이 생겼다. 일본에서 열리는 FIFA 클럽월드컵 출전이 남은 것.
이동국은 "FIFA 클럽월드컵에는 처음 도전한다. 클럽 아메리카(멕시코)가 쉬운 상대가 아니지만 선수들이 도전 의식을 갖고 할 것이라고 본다. 내게도 특별한 경험인 만큼 최대한 즐기면서 성과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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