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의 ACL 최다 우승, 그러나 우호적이지 않은 亞 환경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1.28 14: 00

"한국이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재정에 기여하는 부분을 보면 주요 시장이 아니다".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한국 축구의 위대함이 아시아에 다시 한 번 널리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전북 현대가 알 아인(UAE)과 1-1로 비겨 1·2차전 합계 1승 1무로 우승을 차지했다.
4년 만에 전해진 한국 클럽의 우승이다. 전북의 우승으로 한국은 통산 11번째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해 2위 일본(통산 5회)과 차이를 6회로 벌렸다. 한국은 준우승도 6차례나 경험해 최다 결승전 진출 기록(17회)을 갖고 있기도 하다.

우승 횟수만 놓고 본다면 한국이 아시아 클럽 축구를 선도하며 중심을 이루고 있다고 봐도 충분하다. 그러나 그런 시각은 어디까지나 국내에서 바라보는 시각에 한정된다. 아시아 전체에서 바라봤을 때 한국 클럽은 결코 아시아를 선도하지 못하고 있다.
결승전에 하루 앞서 만난 AFC 신만길 경기국장은 "국내 팬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한국이 AFC를 선도한다고 본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경기력으로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력을 제외한 부분은 아니다. AFC 재정에 기여하는 부분에서 한국은 주요 시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AFC 주요 후원사를 보더라도 중동과 중국, 일본의 기업이 주를 이룬다. 물론 AFC 후원사에 한국 기업이 없어서는 아니다. 그만큼 축구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한국에 없다는 뜻이다. 당장 최근 국내 축구의 흐름을 보더라도 기업들의 투자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신 국장은 "아시아 축구가 팽창하고 있다. 전반전인 축구 환경은 K리그와 한국 축구에 우호적이지 않다. 중국의 경우 빌리언(billion) 위안 클럽이라는 것이 있다. 1년에 10억 위안(약 1700억 원)을 예산으로 쓰는 클럽이다. 그런 클럽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그런 추세가 1~2년에 끝날 상황이 아니다. 물론 아직 중국 축구가 투자하는 만큼 결과를 얻었냐고 묻는다면 물음표를 남기겠다. 그러나 3~5년 혹은 시진핑 주석의 임기 동안 이어진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중국 축구를 쉽게 이긴다는 보장을 할 수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투자가 우리가 아는 것처럼 외국인 선수들의 영입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도 한국 축구에는 부정적이다.
신 국장은 "중국이 내부적으로 유소년 축구에도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결국 축구도 산업이다. 경제 규모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일본과 중국은 최근 대형 중계권 계약을 했다. 중동은 정부와 구단주의 지원이 매우 강하다. 그런 여건이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다. 우려가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은 최근 국제 대회의 기록을 보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한국 클럽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모두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다. 우승도 3차례나 했다. 그러나 이후 4년 동안 한국은 우승 1회, 준우승 1회에 그쳤다.
신 국장은 "최근 성적을 내는 팀에는 한국 선수가 꼭 1명씩 있다. 선수 유출로 이해해야 한다. 아직은 경기력이 유지되고 있지만, 2009년 32개 클럽 체제가 된 이후 한국 클럽의 우승 빈도가 길어지고 있다. 당장 내년에 K리그 팀들이 중국과 일본을 쉽게 꺾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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