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들이 비활동 기간에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유소년 선수들을 대상으로 야구 클리닉 ‘빛을 나누는 날’ 행사를 진행했다. 10개 구단을 대표하는 30여 명의 선수들은 오전과 오후로 나눠 초등학생, 중학생 선수들을 가르쳤다. 200명의 유소년들이 참가했으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선수협 야구클리닉’은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개최되고 있다. 고척 스카이돔에 개장하면서 어린 선수들은 추운 겨울에도 실내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에는 각 구단의 포지션별 최고 연봉 선수가 참가했다. 이번에는 선수가 겹칠 것을 우려해 각 팀 주장들의 선출 하에 참가했다. 역시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들이었다.

유소년들은 10개조로 나뉘어 움직였다. 오전 10시부터 선수들과 그라운드에서 만났고 간단히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캐치볼을 시작으로 원 포인트 레슨을 진행했다. 선수들은 마치 이웃집 형처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선수들과 학생들이 함께 캐치볼 대회, T바 실습을 소화했다. 오전 행사는 시상식, 사인회로 마무리 됐다.
이호준 선수협 회장은 “1년에 한 번 하는 건데, 어린 친구들이 좋아하는 선수들도 보고 꿈과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라면서 “어린 친구들이 야구를 하고 싶은 계기가 있어야 한다. 그런 부분을 많이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이틀에 걸쳐서 행사를 진행할 생각이다. 선수들은 이런 행사를 한다면 자발적으로 참여해주고 있다. 다들 행사를 마치면 ‘기분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에게도 좋은 동기가 된다. 저학년 선수들을 맡은 kt 주장 박경수는 “어린 친구가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하더라. 이유를 물으니 ‘매일 야구만 할 수 있잖아요’라고 대답했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다. 프로 선수들이 정말 잘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행사가 많아져서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야구를 즐겁게 하도록 도와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KIA 주장 이범호 역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서 좋다. 돔구장이 없었으면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춥지 않은 곳에서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이범호는 “눈에 띄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한국 야구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들도 와서 보실 수 있다. 점점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유소년들에게는 잊지 못할 시간이 됐다. 또한 프로 선수들 역시 다시 한 번 ‘프로’의 의미를 가슴 속에 새길 수 있는 자리였다. /krsumin@osen.co.kr

[사진] 고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