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의 시즌 초반이 한숨과 함께 흘러가고 있다. 더 이상 밀리면 안 되는 시점이 왔지만 좀처럼 분위기를 반전시키기가 힘들다. 승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도로공사는 3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1·3세트는 비교적 잘 버텼지만 마지막 해결을 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이로써 도로공사는 올 시즌 최다인 8연패에 빠졌다. 시즌 전체 성적은 2승9패(승점 9점)이다. 3위 현대건설(승점 17점)과의 차이는 벌써부터 적잖이 벌어졌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기대를 모았던 팀 중 하나가 도로공사였다. 김종민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하며 새 바람을 만들었다. 여기에 FA 시장에서는 정상급 센터인 배유나를 영입해 정대영과 막강한 중앙을 이뤘다. IBK기업은행과의 트레이드로 최은지 전새얀을 보강하는 등 나름대로 날개에도 신경을 썼다.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들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고비를 못 넘기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외국인 선수의 부진이다. 재계약을 했던 시크라가 시즌 직전 허리 부상으로 방출되면서 모든 스텝이 꼬였다. 트라이아웃 체제에서 좋은 대체 선수를 데려오기가 힘들었다. 고심 끝에 선택한 브라이언은 일찌감치 기량 미달 판정을 받았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공격 성공률이 33.8%에 머물고 있다.
후위 공격은 고사하고 외국인 선수가 책임져야 할 오픈 공격조차 힘겨운 양상이다. 도로공사의 오픈 공격 성공률은 25%, 후위 공격은 30%로 모두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다. 덩달아 공격 성공률도 최하위로 추락했다. 한층 성장한 고예림이 분전하고 있지만 브라이언이 해결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외국인 선수 기량 미달로 큰 공격이 어렵다면 다른 쪽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정대영 배유나가 버티는 중앙 공격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리시브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아 이도 원활하지 않은 모습이다. 또한 블로킹(세트당 1.512개), 서브(세트당 0.805개)도 최하위다. 그나마 수비로 버티고 있는 양상이지만 세트 막판에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오지 않는다. 연패가 길어지는 또 하나의 이유다.
연패도 힘든데 최근 ‘왕따 논란’까지 불거지며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선수들은 눈물로 결백을 호소 중이지만 팀 분위기가 좋을 수는 없다. 외국인 선수 교체도 딱히 좋은 수가 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리그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브라이언보다 나은 선수를 찾기가 어렵다는 게 김종민 감독의 생각이다. 결국 이런 분위기를 한꺼번에 돌려놓을 수 있는 방법은 승리 밖에 없다. 도로공사가 해법과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 늦으면 올 시즌 전체 판도가 힘들어질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