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예능이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불발되긴 했지만 강호동이 유재석과 손을 잡기로 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그간 대중들이 바라고 또 바랐던 꿈의 조합이었기에 더 의미가 컸고, 이런 시도가 있었기에 다음 행보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강호동 소속사 SM C&C 측은 강호동이 SBS '런닝맨 시즌2' 출연 제안을 받고 많은 고민 끝에 출연을 결심했었다고 밝히는 동시에 "이번 상황의 세세한 사정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강호동의 출연 여부가 시청자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끼쳐드리는 상황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그런 뜻에서 아프고 죄송스럽지만 이번 출연 제안을 정중하게 고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리고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국민 MC'라 불리는 강호동과 유재석이 '런닝맨'을 통해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대를 일으켰지만, 결국 기존 멤버 하차 논란이 발목을 잡고 말았다. 김종국과 송지효가 제작진에게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기 때문. 이로써 강호동과 유재석의 'X맨' 이후 10년만 특급 만남이 불발되고 말았다.
하지만 강호동이 꺼내놓은 용기는 다음 기회를 기대케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10년 전 SBS 'X맨'에서 함께 활약해온 예능 최강자들이다. 하지만 'X맨' 이후로는 각자 자신들에게 잘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예능계 양대산맥으로 불려왔다. 두 사람이 함께 예능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도 많았지만, 늘 성사되지 못했다. 강호동이 SBS '스타킹'을 9년간, 유재석이 MBC '무한도전'을 10년간 이끌어왔기 때문.
물론 '스타킹'이 방송 시간을 옮기면서 '무한도전'에서 진행됐던 예능총회가 그나마 두 사람의 만남 가능성을 높였지만 이 역시도 실패로 돌아갔다. 현재 강호동이 출연중인 JTBC '아는 형님'에서는 늘 꾸준히 유재석 출연을 갈망했지만, 하필 '무한도전'과 녹화날이 같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강호동과 유재석의 트레이드를 건의하기도.
그 정도로 어려웠던 두 사람의 만남이다. 하지만 '런닝맨'이 이를 현실화시키는 방향을 만들어냈고, 강호동이 이를 수용하면서 꿈의 조합을 볼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어쩌면 '런닝맨'이 아닌 '무한도전'에서 강호동을 먼저 볼 수 있을지도 모를 일. 활동 영역을 넓히며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강호동의 용기가 있어 예고된 주말 예능 지각 변동에 기대를 더하게 된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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