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 라인 기대했는데'
KBS 2TV '공포의 쿵쿵따'는 시청자들이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늘 손꼽힌다. 2000년대 초반 강호동, 유재석, 이휘재, 김한석을 앞세워 전국의 안방을 사로잡은 주말 예능 프로그램이다.
특히 '유강 라인'이 돋보였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톰과 제리 같은 '케미'로 유쾌한 웃음을 유발했다. 힘을 앞세우지만 당하는 강호동과 깐족거리지만 잔꾀로 승기를 잡는 유재석의 호흡은 찰떡이었다.
그랬던 두 사람이 방송국을 옮겨서도 승승장구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X맨'이 그것. 2003년부터 4년간 전파를 탄 이 프로그램에서 강호동과 유재석은 다시 한번 차진 '케미'를 자랑했다.
이 'X맨'이 강호동과 유재석의 동반 예능 출연 마지막 작품이다. 10년간 강호동과 유재석의 '투샷'은 연말 시상식을 제외하고는 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팬들의 '유강 라인 어게인' 목소리는 더 컸을 터.
그런 이들의 바람이 이뤄질 '뻔'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 시즌을 정리하며 강호동을 새롭게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유재석과 강호동이 오랜만에 SBS에서 만난다는 소식에 온·오프라인이 들썩거렸다.
하지만 이는 하루 만에 물거품이 됐다. 제작진이 기존 멤버인 김종국과 송지효에게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내린 가운데 강호동이 불편한 상황에 처하자 정중하게 출연을 고사하고 말았다.
여러모로 씁쓸한 상황이다. '국민 MC' 타이틀을 가진 유재석과 강호동이 오랜만에 뭉쳐 주말 예능을 주름잡는 그림을 기대한 팬들로서는 쓰린 입맛을 다시게 됐다.
제작진이 야속하다. '유강 라인'을 성사시켰음에도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지 못해 웃지 못할 촌극을 빚었다. 팬들은 또다시 강호동과 유재석의 조합을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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