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빅3' 뒤바뀐 몸값, FA 대박은 타이밍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2.21 06: 30

FA 전 연봉 총액 김광현-양현종-차우찬 순  
FA 계약 차우찬 최고, 김광현-양현종 악재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다. 올 겨울 FA 시장을 뜨겁게 달군 '빅3 좌완' 투수들의 희비가 '타이밍'에 의해 엇갈렸다. 

최고 대박을 친 선수는 그동안 가장 적은 연봉을 받아온 차우찬(29·LG)이었고, 김광현(28·SK)과 양현종(28·KIA)은 사상 첫 FA 100억원 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것치곤 아쉬운 계약을 했다. 
▲ FA 전 김광현-양현종-차우찬
빅3 좌완 투수가 받아온 FA 전까지 연봉 총액을 보면 그들이 걸어온 길을 엿볼 수 있다. 김광현은 데뷔 후 10년간 연봉 총액으로만 무려 28억4500만원을 벌어들였다. 데뷔 3년 만에 억대(1억3000만원) 연봉을 돌파했고, 2011년에는 5년차 최고 타이 2억7000만원을 받았다. 올해도 8억5000만원으로 해외에 나가지 않은 순수 비FA 선수 역대 최고 연봉으로 대우받았다. 
그 다음이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지난 10년간 연봉 총액이 18억4800만원이었다. 김광현보다 1년 늦은 4년차 때 처음 억대 연봉(1억원)을 넘었지만, 2013년 9000만원으로 깎이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2014년 1억2000만원, 2015년 4억원에 이어 올해 7억5000만원으로 연봉이 수직 상승, 가치를 인정받았다. 
차우찬은 김광현·양현종보다 1년 먼저 프로 데뷔했지만 두 선수보다 연봉 총액이 적었다. 15억670만원으로 김광현과는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6년차가 된 2011년에야 처음 억대(1억500만원) 연봉을 맛봤다. 2013년 1억3000만원으로 삭감된 아픔도 있었고, 10년차가 된 2015년에야 3억원을 돌파했다. FA 프리미엄이 더해진 올해 연봉도 4억원으로 빅3 중 최저였다.  
▲ FA 후 차우찬-김광현-양현종
하지만 FA 시장에서 최고 대박을 친 선수는 차우찬이었다. 삼성을 떠나 LG와 역대 투수 최고액 95억원에 계약했다. 차우찬의 몸값이 두 선수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드물었다. 
차우찬에겐 호재가 몇 가지 있었다. 먼저 삼성에서 같이 FA로 풀린 최형우가 지난달 KIA와 100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떠나버렸다. 삼성은 차우찬이라도 잡아야 할 상황이었고, 100억원의 거액을 베팅했다. 경쟁이 붙은 LG도 그에 준하는 액수를 준비했고, 4년 95억원이란 역대 FA 투수 최고액 잭팟을 터뜨렸다. 
김광현과 양현종의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도 차우찬에겐 호재였다. 김광현은 팔꿈치 부상, 양현종은 해외 진출에 더 무게를 두고 있어 그 시점에 LG가 쫓을 확실한 투수는 차우찬 뿐이었다. 올 시즌 초반 가래톳 부상으로 두 달 쉬었지만, 오랜 기간 팔꿈치나 어깨 이상 없이 던진 내구성이 높이 평가됐다. 
김광현은 부상에 발목 잡혔다. 지난달 29일 가장 먼저 4년 85억원에 원소속팀 SK와 계약했다. 지난 7월 팔꿈치 통증으로 한 달 반을 쉬었던 김광현은 인대 손상이 드러났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구속 저하되며 이상 조짐을 보였다. 10년간 쉼없이 달려왔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고 대형계약도 무리였다. 김광현은 내달 5일 일본에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계약 첫 해 시즌 전체를 재활로만 보내게 됐다. 
양현종은 큰 부상이 없었음에도 타이밍이 너무 안 좋았다. 일본 진출에 무게를 두고 움직인 양현종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로부터 2년 6억엔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받았다. 그런데 지난 10일 돌연 국내 잔류를 선언했다. 최형우·나지완 FA 계약, 외국선수 3명 계약으로 총액 181억원을 쓴 KIA는 이미 예산 편성이 끝난 상태였다. 양현종에게 거액을 쓰기 어려웠다. 
KIA와 재계약 협상이 더디게 진행되자 다른 팀들도 관심을 보였다. 다만 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 몸값에 부담을 느끼면서 적극적으로 달려든 팀은 없었다. 결국 양현종이 고향팀 KIA의 난감한 사정을 이해, 1년 총액 22억5000만원이란 단기계약을 받아들이며 양보했다. 1년 후 국내외 이적이 가능한 옵트아웃 형식이지만, FA 계약시 무조건 4년이 지나야 FA 자격을 재취득할 수 있는 KBO 규정 때문에 공식적으론 다년계약 금지다. 
누구도 예상 못한 빅3 투수들의 몸값, 인생은 역시 타이밍 싸움이란 걸 새삼 실감케 하는 FA 시장이다. /waw@osen.co.kr
▲ '좌완 빅3' 역대 연봉-FA 계약-총 수입
- 김광현 : 28억4500만원/85억원 = 113억4500만원
- 양현종 : 18억4800만원/22억5000만원 = 40억9800만원
- 차우찬 : 15억670만원/95억원 = 110억6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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