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선물’ LG-KIA, 리빌딩 조기졸업 나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21 06: 30

‘리빌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LG와 KIA가 나란히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개가를 올렸다. 2~3년을 잡고 시작한 팀 체질 개선이 FA 투자를 만나 조기에 끝날지 관심이다.
LG와 KIA는 이번 FA 시장에서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주역들이다. 성탄절을 앞두고 각각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KIA는 최고의 승자였다. FA 야수 최대어였던 최형우(4년 총액 100억 원)를 잡은 KIA는 내부 FA인 주축타자 나지완(4년 40억 원)과 에이스 양현종(1년 22억5000만 원)을 차례로 눌러 앉혔다. 특히 난항이 예고됐던 양현종 협상에서 ‘1년 계약’이라는 묘안을 찾아낸 것은 회심의 카드였다.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LG도 차우찬(4년 총액 95억 원)을 영입해 마운드를 보강했다. 우규민(삼성)이 떠나기는 했지만 저울을 달아보면 '플러스' 요인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우규민의 보상선수로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최재원을 건진 것 또한 소득이었다. 아직 내부 FA인 봉중근 정성훈의 협상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보상선수 장벽이 있는 두 선수를 원하는 타 구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견을 좁혀가며 결국은 타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인 인선도 일찌감치, 또 성공적으로 끝냈다. LG는 세 명의 외국인 선수(데이비드 허프·헨리 소사·루이스 히메네스)와 모두 재계약했다. KIA는 에이스 헥터 노에시를 붙잡았고 두 명의 새 외인(팻 딘·로저 버나디나)과 함께 한다. LG는 전력 누수 요인이 없다. KIA도 떠난 두 명의 외국인 선수의 팀 공헌도 이상이 기대된다. 뚜껑이야 열어봐야 알겠지만 어쨌든 현 시점에서는 FA 시장에서 전력을 보강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두 팀이다.
이에 두 팀의 다음 시즌이 커다란 기대를 모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두 팀은 올해 나란히 4·5위를 기록하며 가을 야구를 맛봤다. 리빌딩 중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 값졌다. 여기에 오프시즌 전력 보강 효과까지 있으니 더 위를 바라보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당장 KIA는 내년 돌풍의 핵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LG는 모두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했다. 무시 못 할 저력이 있다.
리빌딩 조기졸업의 가능성도 커진다. KIA는 김기태 감독 선임 당시부터 3년차인 2017년을 정조준했었다. LG도 양상문 감독 부임 이후 점진적인 리빌딩을 밀어붙였다. 이 리빌딩의 궁극적 목표는 당연히 ‘대권 도전’이다. 오프시즌 보강은 그 목표에 향해 달리는 마차에 특급 바퀴를 하나 더 단 것과 같다. 당장 내년은 아니더라도 젊은 선수들의 원숙미가 쌓일 2년 후의 성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물론 전력이 보강된 만큼 팀이 받는 압박감은 커질 것이다. 올해 LG와 KIA는 팬들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반신반의한 팀들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모두가 인정했다. 그러나 내년의 눈높이는 올해와는 다른 지점에서 출발한다. 코칭스태프가 받는 압박감이 달라질 수 있고, 착실하게 해둔 계산이 흐려지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돋보이는 오프시즌을 보낸 두 팀이 뚝심있게 달려갈 수 있을지는 내년 리그 전체 판도의 화두가 될 것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김기태 KIA 감독(왼쪽)-양상문 LG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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