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2억 5000만 원에 KIA 잔류
팀 대권 도전-개인 성적으로 무거운 어깨
단년 계약을 맺은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28)이 다시 한 번 토종 최고임을 증명할 수 있을까.

KIA는 20일 FA 신분인 양현종과 계약을 체결했다. 양현종이 국내 잔류를 선언했지만 KIA와의 협상 기류는 다소 불안했다. 이미 FA 시장에서 많은 돈을 쓴 KIA이기에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양현종은 이변 없이 KIA에 잔류했다. 다만 계약 기간은 1년이었다. 계약금 7억 5000만 원, 연봉 15억 원 등 총 22억 5000만 원의 금액이었다.
KIA 잔류보다 단년 계약이 의외였다. 일본에서 양현종의 요코하마행 보도가 나오는 등 해외 진출이 유력한 듯 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국내 잔류를 택했고 타 구단이 아닌 KIA 잔류를 원했다. 서로 양보하면서 1년 계약을 이끌었다. 양현종은 광주 출신에 2007년 KIA 입단 이래 10년 동안 한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해외 진출이 아니라면 당연히 KIA”라는 말에서 양현종의 구단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양현종이 KIA에 잔류하면서 해외 진출설이 돌았던 투수 FA 빅3가 모두 국내에 잔류했다. 김광현이 4년 85억 원을 받으며 친정 SK에 잔류했다. 차우찬은 4년 95억 원에 LG와 계약을 맺었다. 의외로 좌완 빅3 중 차우찬이 가장 많은 금액을 받게 됐다. 다소 적은 금액에 계약한 김광현은 인대접합수술을 받게 되면서 다음 시즌 복귀는 불투명해졌다. 남은 선수들의 토종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특히 양현종에게는 중요한 시즌이 됐다. 보통 4년 계약을 맺는 선수들과 달리 단년 계약을 맺었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기도 하다. 이제 스스로 몸값을 높이기 위해선 다시 한 번 KBO리그 토종 에이스임을 증명해야 한다. 양현종은 2007년 데뷔 후 통산 305경기에서 87승 60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으나 꾸준히 에이스 임무를 해왔다.
올 시즌에는 무려 200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 12패 평균자책점 3.68을 마크했다. 리그에서 헥터 노에시(206⅔이닝), 메릴 켈리(200⅓이닝)와 함께 200이닝을 돌파한 투수였다. 토종 투수 중에선 유일했다. 양현종에 이어 가장 많은 이닝을 투구한 토종 투수는 유희관(185⅔이닝)이었다. 최근 3년으로 좁히면 92경기 등판, 556이닝 투구로 가장 많은 피칭을 했다. 평균자책점도 3.45로 돋보였다. 이 기간 1위의 기록.
양현종이 다시 한 번 최고 토종 투수에 도전한다. 어깨는 무겁다. KIA는 오프시즌 리그 최고 타자 최형우를 영입하면서 전력을 보강했다. 헥터, 양현종 등을 잔류시키면서 우승 후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는 상황. 토종 에이스 양현종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아울러 고액의 몸값을 유지하기 위해선 양현종의 꾸준함이 필요하다. 과연 양현종이 다음 시즌에도 최고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