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위로 추락한 LG는 2016시즌 반등과 함께 많은 소득이 있었다. 선수단의 전체적인 리빌딩과 함께 몇몇 신예 선수들을 발굴했고,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적까지 잡는데 성공했다. LG는 최근 4년간 3차례 플레이오프 진출했다. 3차례 모두 최종전은 플레이오프 패배였다. 내년 한 단계 높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 4~5월, 양파고의 기대감
한화와의 개막시리즈 2경기를 모두 연장 접전 끝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개막전은 연장 12회 끝내기, 2차전은 5-7로 뒤진 9회말 극적인 동점을 만든 후 연장 11회 끝내기로 승리했다.

리빌딩을 위해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한 LG는 2연속 끝내기 승리로 탄력을 받았다. 불안한 전력임에도 LG는 4월을 잘 출발하면서 4~8위를 오르락내리락 반복했다.
두산, NC, 넥센의 3강 체제가 굳어지는 동안 LG는 다른 중위권 팀들과의 경쟁에서 치고 나갈 힘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 유망주들이 경험을 쌓아가는 것으로 미래를 위한 투자로 삼았다.
# 6~7월, 우울한 트윈스
유망주들이 단숨에 자리잡거나, 리빌딩이 한번에 이뤄지기는 힘들다. LG는 6월 하순 4위에서 내려왔고, 7월에는 순위표가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 초보 마무리 임정우의 난조 등 마운드도 흔들리면서 패배가 잦아졌다.
결국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8위까지 떨어졌다. 급기야 7월 말에는 일부 극성 팬들이 잠실구장에 양상문 감독의 퇴진을 주장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그나마 전반기 히메네스의 활약이 눈부셨다. 히메네스가 박용택, 정성훈과 함께 타선을 이끌었지만 LG는 전체적으로 파워나 장타력에선 아쉬움이 많았다.

# 쌍둥이의 화려한 8월
양상문 감독은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마이 웨이'를 고수했고, 그의 뚝심은 8월 보답을 받았다. 8월 5일까지만 해도 LG는 8위였다. 팬들의 비난 여론은 거세졌다. 하지만 팀 분위기는 조금씩 바뀌었다.
무더위에 지칠 법한 시기, 그러나 LG는 8월 3일 잠실 두산전부터 12일 잠실 NC전까지 9연승을 질주했다. 2002년 이후 14년 만에, 날짜로는 5168일만의 9연승이었다. 16년 만의 10연승에는 실패했으나, LG 선수단은 자신감이 넘쳤다.
8월 11일 잠실 NC전에서 박용택이 2000안타(역대 6번째) 대기록을 달성했다. 8월 28일에는 정성훈이 잠실 kt전에서 2000안타(역대 7번째)를 기록했다. 베테랑들의 대기록 달성으로 LG는 잔칫집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 9~10월, 신바람 트윈스
8월 반등의 기세를 탄 LG는 드디어 9월 13일 4위로 올라섰다. 이후 KIA, SK의 추격을 뿌리치고, 힘들게 안착한 4위 자리를 시즌 끝까지 지켜냈다. 한 달 만에 8위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온 LG는 가을 잔치에서도 괜찮은 야구를 했다.
KIA와 와일드카드 명승부, 넥센을 완파한 준플레이오프, 아쉽게 끝난 NC와의 플레이오프.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LG 야구는 2017시즌을 기대케 했다. 정규 시즌을 정확히 승률 5할(71승2무71패)로 마친 LG는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도 5승5패 5할로 끝냈다. 리빌딩 전면에 나선 20대 중반~30대 초반 선수들에겐 커다란 경험이 됐다.

# 리빌딩과 성적
LG의 올 시즌은 드라마틱했다. 불안 요소들이 많은 채 시즌을 출발해 전반기 고전했으나 후반기 반등을 통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양상문 감독은 2015시즌 중반부터 리빌딩에 무게를 두고 젊은 유망주들로 내외야 포지션을 채웠다. 박용택(지명타자), 정성훈(1루), 정상호(포수)를 제외하곤, 그 동안 출장 경험이 적었던 선수들을 내세웠다.
외야의 채은성, 이천웅, 김용의, 문선재, 서상우, 이형종 등이 그렇게 얼굴을 내밀었다. 내야에도 양석환, 정주현 등이 출장 기회가 늘어났다. 포수 유강남도 FA 영입한 정상호와 함께 안방을 지켰다. 초보 마무리 임정우, 불펜진의 김지용, 진해수 등은 기대이상의 성장으로 마운드를 강화시켰다.

# 2017시즌은 어디까지
오프 시즌 LG는 발빠르게 2017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허프, 소사, 히메네스 외국인 3명 전원과 재계약을 빨리 끝냈다. FA 차우찬를 영입해 향후 4년간 선발 한 축을 확실히 구축했다.
시즌 중반 교체 용병으로 합류, 후반기에 니퍼트(두산) 못지 않은 구위와 성적을 기록한 허프가 내년 풀타임을 뛰게 된다. 우규민이 빠진 자리에는 차우찬으로 업그레이드, 두 선발로 인해 승수 플러스를 노린다. 군 제대한 신정락도 기대요소.
불펜진도 올해와 비슷한 성적을 담보한다면, 관건은 타선이다. 올해 야구의 재미를 느낀 젊은 선수들이 내년 겁 없이 더 성장해 나간다면, LG의 신바람 야구를 기대할 만 하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