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타임머신]⑦ 각 구단 '마지막 도루왕'은… 도루왕 없는 구단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12.23 05: 57

영어로 'stolen base'라고 불리는 도루는 말 그대로 '누를 훔치는 행위'다. 훔치는 행위의 사회적 통념은 위법 행위로 해서는 안 되지만, 야구에서 도루는 권장되는 요소다. 더욱 누를 많이 훔칠수록 팀에는 이득이기 때문.
도루의 가치는 단순히 한 베이스를 더 진루하는 것 이상이다. 출루 이후 득점권 기회를 만들며 득점 확률을 높이고, 상대 투수와 포수를 압박하는 효과를 지닌다. 상대의 멘탈을 혼돈의 도가니로 빠뜨린다.
KBO리그는 그 어느 리그보다 '발야구'를 중시했고 지금도 그 추세는 여전하다. 리그의 '발야구'를 주도하는 이를 우리는 '대도'라고 부른다. 

각 구단의 마지막 '대도'는 누구였을까. 리그에서 내노라하는 주력을 가진 타자들이 도루 타이틀을 차지했다. 10개 구단 중 2년 차에 불과한 kt는 아직 도루왕을 배출하지 못했고, 초창기 멤버들 가운데서도 도루 타이틀을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한 구단도 있다.
#삼성- 2016년 박해민 52개
최근 도루왕 타이틀은 삼성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류중일 전 감독과 김평호 주루코치(현 NC)의 지휘 아래 빠른 야구를 중시했다. 올해 역시 박해민이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워 52개의 도루로 타이틀 홀더가 됐다. 지난해(60개)에 이어 도루왕 2연패다. 삼성 구단으로 치면 3연패다. 2014년 김상수가 53개의 누를 훔치며 도루왕 자리에 올랐다.
#NC- 2013년 김종호 50개
김경문 감독은 두산 감독 시절부터 '발야구의 대가'로 꼽혔다. NC 사령탑을 잡은 뒤에도 '발야구'는 계속됐고, 이를 바탕으로 리그를 뒤흔들었다. 특히 1군 첫 시즌이던 2013년 김종호의 도루왕 등극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1군 진입을 앞두고 열린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삼성에서 팀을 옮긴 김종호를 주목한 이는 김경문 감독 뿐이었다. 2007년 삼성에 입단해 2013년 이전까지 24경기 출장 15타석 1도루 밖에 없던 김종호는 NC에서 자신의 주력을 원 없이 선보였다.
#KIA- 2012년 이용규 44개
KIA는 전신 해태 시절부터 도루 분야에 일가견이 있었다. 김일권, 서정환, 이순철, 이종범, 김종국 등이 도루 타이틀을 차지했다. 원년부터 무려 13차례 도루왕 타이틀을 휩쓸었다. 타이거즈의 도루왕 계보를 이은 마지막 주자는 현재 한화 소속의 이용규다. 이용규 특유의 순발력과 재치, 여기에 투쟁심까지.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이 해 44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이는 자신의 도루 부문 커리어하이 시즌으로 남아있다.
#두산- 2011년 오재원 46개
1990년대 후반 김인식 감독 시절부터 두산은 '육상부'라고 불릴 정도로 뛰고 또 뛰었다. 김경문 감독 시기엔 절정에 달했다. 정수근, 이종욱이 도루 부문 타이틀 홀더였다. 두산의 마지막 도루왕은 지난 2011년 오재원이 46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차지했다. 유틸리티 백업 내야수였던 오재원은 야구 센스와 주력을 바탕으로 잠재력을 만개하며 도루왕을 차지했다.
#LG- 2010년 이대형 66개
LG 시절 탁월한 스피드로 누상을 휘젓자 이대형에게는 '슈퍼소닉'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슈퍼소닉'에 걸맞는 도루 숫자로 2010년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당시 롯데 김주찬과 타이틀 경쟁이 붙으면서 도루 숫자가 늘어난 것도 있다. 김주찬은 당시 65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도루왕 경쟁을 펼쳤다. 이대형은 이해 KBO리그 최초로 4년 연속 50도루 이상을 차지했고, 모두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또한 2008년부터는 3년 연속 60도루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넥센- 2004년 전준호 53개
넥센의 전신 격인 현대 유니콘스 시절을 포함해 마지막 도루왕은 지난 2004년 전준호에게서 나왔다. '현대 왕조'의 일원이었던 전준호는 쉴 새 없이 누를 훔쳤다. 당시 전준호는 우리나이로 36세였다. 노익장을 과시한 것이다. 한창 활동하던 시기 이종범과 정수근의 그늘에 가려 도루왕 타이틀과 인연이 없었던 그의 3번째 도루왕 타이틀이었다. 그의 이전 도루왕 타이틀은 앞으로 소개될 팀에서 9년 전에 달성했다.
#롯데- 1995년 전준호 69개
전준호는 현대에서 도루왕을 차지하기 이전이자, 친정팀인 롯데에서 1995년에 도루왕을 차지했다. 이는 현재까지 롯데의 마지막 도루왕 타이틀이다. 이 해 롯데는 사상 첫 팀 200도루 시즌을 만들었다(220개). 전준호는 팀 도루의 31.4%를 홀로 차지했다. 1993년(75개) 이후 생애 두 번째 도루 타이틀이었다. 전준호는 550개의 도루로 KBO리그 통산 최다 도루 기록을 갖고 있고, 550번째 도루는 40세 7개월 10일의 최고령 도루 기록으로 아직까지 남아있다.
#SK- ... 
SK는 2009년 정근우(현 한화)가 53개의 도루로 리그 2위에 오른 것이 최고다. 전신 격인 쌍방울에선 1994년 박노준이 43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3위에 오른 바 있다.
#한화- ...
한화 역시 지난 2001년 김수연이 42도루로 도루 부문 2위에 오른 것이 최고 기록이다.
 #kt- ...
신생팀 kt는 지난해와 올해 '왕년의 도루왕' 이대형이 각각 44개, 37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도루를 기록했지만 타이틀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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