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계약이 보여준 해외파 FA 대박의 한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2.23 16: 08

봉중근이 LG와 FA 계약을 체결하며 팀에 잔류했다. 해외 리그에서 데뷔한 선수로는 송승준(롯데)에 이어 두 번째 FA 계약이다. 
LG 구단은 23일 봉중근과 2년 총액 15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07년 KBO리그에 데뷔한 봉중근은 올 시즌까지 10시즌을 보내 기다리던 첫 FA 자격을 얻었지만, 기대했던 대박 계약은 터뜨리지 못했다. 
신일고 2학년이었던 1997년 투타겸업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한 봉중근은 메이저리그에서도 3시즌을 짧게 뛰었다. 2007년 1차 지명을 통해 LG와 계약하며 KBO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봉중근은 27세에 데뷔, 36세에야 첫 FA 자격을 얻었다. 

2008~2010년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암흑기 LG의 에이스 역할을 한 봉중근은 2012~2015년 마무리로 4년간 109세이브를 거뒀다. 선발·마무리를 오가며 LG의 상징적인 투수로 활약했지만, 최근 2년간 하향세를 보이며 FA 가격이 깎였다. FA 시장에 나왔지만 찬바람이 불었고, 개장 42일 만에야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래도 FA 자격을 얻어 계약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동안 대부분 1세대 해외파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7년 최희섭·이승학, 2008년 서재응·김선우가 KBO리그에 데뷔했지만 끝내 FA 자격을 채우지 못한 채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너무 늦은 나이에 복귀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해외파 선수로 첫 FA 자격을 얻어 대형 계약을 터뜨린 선수로는 송승준이 있다. 롯데에서 꾸준히 선발투수로 기여한 그는 4년 총액 40억원 계약으로 보장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송승준 역시 36세의 늦은 나이에 FA 첫 시즌이란 점에서 하향세를 그릴 시점이 됐다. 
송승준에 이어 봉중근이 FA 계약을 체결했지만 과거 명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내년 시즌 후 FA가 될 채태인(넥센)도 최근에는 성적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 반등이 절실하다. 최근 해외파 선수 중 가장 빼어난 활약을 하고 있는 류제국(LG)은 앞으로 5시즌을 더 던져야 첫 FA가 될 수 있다. 그때가 되면 38세의 노장이 된다. 기량을 유지하지 않는 이상 대박 계약은 어렵다. 
구조상 해외에서 데뷔한 선수들이 FA 대박을 터뜨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금은 해외 진출을 하더라도 국내로 돌아올 때 2년 유예기간이 있어 KBO리그 데뷔 시점이 더욱 늦어진다. 정상급 선발로 활약한 봉중근의 계약을 보면 해외파 선수들의 FA 대박이 어려운 이유가 잘 나타난다.
안타깝지만 해외 도전은 스스로 결정한 것, 선택의 문제란 점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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