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도깨비', 다 된 로맨스+슬픈 운명에 PPL 뿌리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6.12.25 06: 49

잠결에 고백도 했고 첫사랑을 향해 질투심까지 내비쳤다. 비록 검을 뽑아야 하는 운명과 검을 뽑으면 죽는 운명이 시청자들을 울적하게 만들었지만 공유와 김고은의 로맨스가 다시 한번 안방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옥에 티가 있었다. 24일 방송된 tvN '도깨비' 8화는 공유와 김고은의 로맨스 만큼이나 PPL(간접광고)이 홍수를 이룬 한 회였다. 그동안 매회 PPL이 등장했지만 8화에서는 스토리에 방해가 될 정도로 난무했다. 연출, 대본, 연기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도깨비'의 유일한 흠이었다. 
시작은 향초였다. 도깨비(공유 분)는 지은탁(김고은 분)이 자신의 검을 뽑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심란해졌다. 약을 먹은 뒤 바닥에 쓰러져 잠들었고 지은탁은 그의 곁에 향초를 여러 개 켜둔 채 같이 누웠다. 도깨비는 잠결에 지은탁에게 "첫사랑이 엄청 아프네"라고 고백했다. 달콤한 투샷이었지만 이 향초는 분명 PPL이었다. 

샌드위치 PPL은 김은숙 작가의 전작인 '태양의 후예'에 이어 '도깨비'도 접수했다. 지은탁은 도깨비가 적어 둔 한자를 해석하기 위해 유덕화(육성재 분)를 샌드위치 가게에서 만났고 해당 메뉴는 클로즈업됐다. 특히 도깨비가 자살하려는 남성에게 샌드위치를 건넸을 땐 시청자들을 흠칫 놀라게 했다. 
아예 이야기의 한 축이 PPL과 다름없었다. 도깨비는 직업이 없냐고 묻는 지은탁에게 자신의 과거를 풀어냈다. 도깨비의 과거는 화려했다. 숙취해소 음료, 향수, 가구를 팔았던 것. 이들 브랜드 역시 공유의 옷을 입고 대대적으로 홍보됐다. 대놓고 나온 PPL에 시청자들은 황당할 뿐이었다. 
써니(유인나 분)의 가게이자 지은탁이 아르바이트 하는 치킨집도 카메라를 가득 채웠다. 저승사자(이동욱 분)는 써니를 위해 몇날 며칠 동안 치킨집에 나타났고 지은탁은 친절하게 메뉴를 소개했다. 그로부터 며칠간 저승사자와 도깨비는 저녁마다 치킨을 뜯었다. 
이 외에도 저승사자가 실내에서 입고 있던 외투, 지은탁이 들고 있던 수건도 상표가 고스란히 노출된 간접광고였다. 앞서 도깨비가 먹었던 설렁탕과 아이스크림케이크, 지은탁이 선물 받은 가방, 써니가 마시는 음료, 저승사와 만났던 카페 등도 모두 PPL인 셈. 
판타지 로맨스라 엄청난 스케일에 따른 제작비를 충당하려면 불가피한 PPL이었을 터. 하지만 8화는 분명 지나쳤다. 공유와 김고은의 다 된 로맨스에 PPL이 몰입을 방해한 점은 아쉬웠다. /comet568@osen.co.kr
[사진] '도깨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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