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오빠'들의 전유물이던 코란도가 '젊은아빠'들 무대로 뛰어 들었다. 본격적인 패밀리카로의 변신이다.
코란도는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며 젊음의 표상이었다. SUV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절, 코란도는 외부활동이 많은 거친 남성들의 자동차였다. 하지만 더이상 젊은차에 대한 로망은 없어졌다. 대신 고개를 돌렸을 때 집사람과 그리고 뒤를 돌아 봤을 때 아이들이 타고 있는 상상을 하게 되는 차로 만들겠다는 것이 쌍용자동차의 고민이었다.
코란도C의 모토는 '가족'이다. 쌍용차가 코란도C에 대해 기대를 거는 것은 가족의 행복한 여가와 안전한 이동이다.

코란도C의 경쟁 차종은 투싼(현대차)-스포티지(기아차) 등이다. 그러나 분명 코란도C의 모토는 확실했다. 더이상 젊은 '오빠'가 아닌 가족을 돌아볼 수 있는 '아빠'들의 차로 변신을 꾀하고 있었다.
쌍용차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1월 출시한 코란도C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가졌다. 18일 서울에서 강원도 화천 산천어 축제가 열리고 있는 축제장을 돌아 다시 서울로 복귀하는 270km의 시승행사에서는 분명 '아빠'차로 변신한 코란도C의 능력이 증명됐다.

▲ 아이와 엄마의 부담을 없앤 2열 풀 플랫바닥
쌍용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핵심인 숄더윙(shoulder-wing) 그릴이 헤드램프와 일체화된 선을 이루며 강인한 이미지를 완성한 코란도C는 투싼(현대차)-스포티지(기아차)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친다. 20대 시절 중고 코란도를 몰았을 때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다정한 젊은 아빠처럼 포근한 이미지의 자동차로 변신에 성공했다.
그리고 중급이상이 아닌 그 이하의 C세그먼트지만 차량 자체의 포근함은 충분했다. 운전석 넓이 뿐만 아니라 뒤를 돌아 봤았을 때 아이들이 놀고 있는 상상을 해도 부담이 가지 않았다.
쌍용차가 코란도C를 출시하며 가장 강조했던 부분이 바로 2열 3인승 좌석의 거주성이다. 2열의 가운데 차바닥이 솟아 있지 않아 어린 아이들이 자동차에 올라 탔을 때 맞는 거부감을 없앴다. 성인인 엄마가 치마를 입고 타더라도 가운데 솟은 바닥은 부담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쌍용차는 철저한 계산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완성했다. 차의 엔진에서 기어로 가는 축과 바퀴로 힘을 전달하는 기계적 장치들을 효과적으로 배치해 2열 차 바닥이 돌출되지 않도록 2열 풀 플랫(full-flat) 바닥 공간을 창출했다. 나이가 어린 아이 그리고 함께 탈 엄마들의 입장에서 2열 풀 플랫바닥 공간은 C 세그먼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디자인이었다.

▲ 고개 갸웃 트렁크, 다이브 기능 우와
가족이 함께 이동하다 보면 생각보다 짐이 많아진다. 아이의 유모차를 비롯해 외출에 필요한 잡다한 물품들은 엄마들의 신경을 자극한다. 그러나 트렁크 사이즈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 유모차를 넣은 후 더 큰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길 수 있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걷지 못하는 아이를 가진 아빠의 입장이라면 트렁크 사이즈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열 시트 다이브(dive) 기능은 옛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코란도가 화물차로 인정 받을 수 있던 시절 돈이 부족했던 이들은 승용 대신 화물 차량으로 세금을 절약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1열을 제외하고는 모두 트렁크였다. 거침없는 행진을 했을 시절에는 뒤에서 구부려 잠을 자기도 했다.
트렁크 공간이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2열 시트 다이브 기능을 넣어 폴딩을 하면 완벽하게 평평한 적재공간이 나온다.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물건을 적재할 때도 여유가 생겼다. 만약 카시트가 필요한 아이들이라면 공간이 완전히 확보된 것은 아니지만 더 넓은 공간에서 누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기기도 했다.
▲ C세그먼트지만 넘치는 힘 그리고 기대이상 연비
270km의 거리를 달리는 동안 여러가지 구간이 나타났다. 급경사 구간 뿐만 아니라 급제동 구간도 있었다. 또 토크의 장점에 대해 미리 사전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급가속도 해봤다.
코란도C는 유로 6기준을 만족하는 e-XDi220으로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며, 신속한 변속성능과 매끄러운 주행 품질을 자랑하는 아이신(AISIN)사의 6단 자동변속기가 결합돼 동급 SUV 중 가장 경쟁력 높은 파워트레인을 보유했다.
큰 무리가 없었다. 20대 시절 탔던 코란도에 비해 거친 맛은 줄어 들었지만 말랑말랑한 느낌이 확실했다. 정숙성도 기대 이상이었고 달릴 때 힘도 부족하지 않았다.
급경사를 제외하더라도 고속도로 구간에서 다른 SUV 차량에 비해 힘이 부족하지 않았다. 산천어 축제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빠들을 위해서 힘은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게다가 각종 편의사양이 운전에 어려움을 줄였다.

또 복합연비도 크게 나쁘지 않았다. 화천 시내 구간과 서울로 복귀하는 테헤란로 구간에서 집단행동이 이뤄지며 정체하는 시간이 길었다. 그러나 평균연비는 11km가 조금 넘었다. 성인 3명이 탄 상황에서의 연비라면 기대 이상이었다. 신형 코란도 C의 가격은 2243만 원부터 2877만 원까지다. 시승한 모델은 최고급형인 DX로 모든 옵션을 포함해 3237만 원이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