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장민재 의기투합, "이젠 A급이 되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1.19 05: 59

"이태양과 장민재, 둘 밖에 키우지 못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최근 10년을 통틀어서 한화가 자체적으로 키운 투수가 이태양(27)과 장민재(27) 둘밖에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2008년부터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는 드래프트에서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계속 뽑았지만 기대만큼 키우지 못했다. 
자체적으로 특급 투수를 키워내지 못한 한화는 지난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외부에서 투수들을 데려왔다. 그러나 이 역시 투자한 만큼 결과를 뽑아내지 못했고, 오랜 기간 투수력 약화란 숙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결국 기존 투수들의 성장이 있어야 외부 수혈과 함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1990년생 동갑내기 이태양과 장민재는 한화의 몇 안 되는 자체 육성의 결과물이다. 2009년 2차 3라운드 22순위로 입단한 장민재는 부상으로 부침을 겪었으나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5라운드 전체 36순위로 지명된 이태양은 2014년과 2016년 한화 선발진의 토종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두 선수는 다가올 시즌에도 한화 마운드의 중심축을 이뤄야 한다. 팔꿈치 수술 후유증을 딛고 지난해 후반기 반등에 성공한 이태양은 풀타임 에이스로 발돋움해야 하고, 장민재도 팀 상황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질 수 있지만 어느 자리가 되든 마운드의 한 축인 것은 틀림없다. 
이태양과 장민재는 현재 괌과 오키나와에서 각각 개인 훈련을 하고 있지만, 해외로 떠나기 전까진 함께 훈련하며 각오를 다졌다. 장민재는 "나와 태양이 모두 20대를 한화에서 보내고 있다. 이젠 A급 레벨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열심히 해서 A급이 되어보자'는 말을 우리끼리 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태양은 "민재와 내가 이제 앞에서 투수진을 이끌고 가야 할 나이가 됐다. 위에 형들도 많이 있지만 팀 내 중간급 위치가 된 만큼 책임감을 갖자는 의미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며 "이제 20대 후반으로 가는 나이다. 언제까지 기대만 받고 있어선 안 된다. 성적으로 보여줘야 할 때가 됐다"고 각오를 다졌다. 
베테랑들이 많은 한화 투수진에서 두 선수는 여전히 1군 막내뻘이다. 하지만 어느덧 20대 중후반이 됐고, 그만한 책임감을 가질 때가 됐다. 두 선수가 마운드의 기둥이 되어줘야 한화도 '투수가 약한 팀'이란 꼬리표를 뗄 수 있다. 팀 내에서 잘하는 수준을 넘어 리그에서 알아주는 A급 투수로 발돋움해야 한다. 
장민재는 "태양이와 서로 장점을 배우려 한다. 선의의 라이벌로 경쟁하다 보면 팀도, 개인도 더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양 역시 "친한 친구이지만 선의의 경쟁자이기도 하다. 둘 다 잘해야 팀 성적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올해도 아프지 않고 처음부터 잘했으면 좋겠다. 민재가 있어 의지가 된다"고 고마워했다. 두 선수의 의기투합이 한화엔 큰 자산이 될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이태양-장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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