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진실 밝힐 겁니다”...‘미씽나인’의 묵직한 외침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1.20 10: 30

스릴러에 코믹에 생존기까지 담으면서 때로는 공포스럽기까지 한 MBC 새 수목드라마 ‘미씽나인’, 그 이면에는 시국을 향한 묵직한 울림들이 있었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미씽나인’에서는 무인도에서의 기억을 조금씩 회복하는 레전드엔터테인먼트 전용기 생존자 라봉희(백진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라봉희는 조사관과의 대화를 통해 서준오(정경호 분)와의 무인도 생존기를 기억해냈다. 라봉희는 바다에 빠진 후 서준오를 뭍으로 건져냈고, 자신들이 불시착한 곳이 무인도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절망에 빠진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잘 의지하며 무인도 생활을 한다. 거친 일이라고는 도통 할 줄 모르는 서준오를 위해 라봉희는 해녀를 했던 경험을 살려 조개와 물고기를 잡아 올린다. 무인도를 수색하다 두 사람은 “Alden was here(알덴이 여기 있었다)”라는 기록을 보고, 섬에서 구조된 사람이 있다고 확신하며 희망에 부풀어 오른다.
하지만 이들을 찾아온 건 구조대가 아닌 함께 레전드엔터테인먼트 전용기에 탑승했던 이열(박찬열 분)이었다. 이열은 온몸에 상처를 입은 모습으로 나타나 “알덴의 시체를 봤다”고 말하며, 만약 이 섬에 누군가가 들어왔다면 그 시체를 수습해갔을 것이라고 설명해 라봉희와 서준오를 절망하게 만든다. 세 사람은 곧이어 하지아(이선빈 분)와 윤소희(류원 분)를 만난다.
이날 방송분은 라봉희의 기억에 따라 과거가 서술되며 본격적인 무인도 생존기의 시작을 알렸다. 조사관들의 검사 결과, 라봉희는 별다른 기억상실증 원인을 가지고 있지 않아 기억상실증이 아닌, 무언가를 숨기려고 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게 됐다. 게다가 검사 윤태영(양동근 분)이 윤소희의 오빠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더욱 긴장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2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레전드엔터테인먼트 전용기 사건을 은폐·축소 시키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저항하는 인물들의 모습이었다.
라봉희는 극중 초반, 자신에게 생존자 유무에 대해 다시금 묻는 오 조사관(민성욱 분)에게 “제 말 믿어주시고, 아직 죽었을지도 몰랐던 사람들 구하러 가주실 수 있느냐. 그럼 저도 기억 돌아올 수 있게 시키는 것 뭐든지 다하겠다. 그러니 제발 그 사람들 버리지 말아 달라”고 절규했다.
또한 윤태영은 이익에 따라 진실을 만들어내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저항했다. 그는 “출세할 기회까지 차버리고 사건에 매달렸는데도 죽었으면 어떡할 건데”라고 검사장의 말에 “진실을 밝힐 겁니다”라며 “법 앞에 억울한 사람이 없게끔 하는 게 제 일이니까”라고 소신을 밝힌다.
‘미씽나인’의 최병길 PD는 “특정 사고와 연결시키기 위해 만든 것은 아니다. 다만 재난을 맞닥뜨렸을 때 사람이 보이는 본질에 대해 말하고 싶다. 사고가 일어나면 그 경위를 파헤치려는 사람과 그걸 막으려는 사람은 늘 있어왔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정하지 않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을 뿐”라고 말한 바 있다. 세월호 참사와 닮아 보인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럼에도, 어쩐지 ‘미씽나인’의 레전드엔터테인먼트 전용기 사건은 세월호 참사와 닮아 보인다. 백진희의 버리지 말아달라는 절규와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하는 양동근의 비장한 말은 그래서 더 눈에 꽂힌다. / yjh0304@osen.co.kr
[사진] ‘미씽나인’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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