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코칭스태프, 연일 오간도 칭찬일색
외부 해설위원들은 기대이하-평가 보류
과연 오간도는 진짜 특급일까.

한화 알렉시 오간도(33)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거물 투수, 총액 180만 달러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에게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한화 내부에선 호평 일색이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5일 첫 불펜투구를 마친 오간도에 대해 "로저스보다 볼 안정성이 낫다"고 극찬했다. 계형철 투수코치도 "지금 이 상태 그대로 유지만 해도 괜찮을 것이다"며 당장 실전에 투입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렇다면 외부 평가는 어떠할까. 오간도는 지난 9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구장에서 두 번째 불펜투구를 했다. 5일 42개의 공을 던진 데 이어 이날은 56개로 개수를 늘렸다. 김성근 감독은 "변화구가 잘 떨어진다. 특히 슬라이더가 좋더라"며 다시 한 번 만족감을 표했다.
하지만 외부 평가는 또 다를 수 있다. 거액을 들여 데려온 선수를 두고 내부에서 안 좋은 평가를 할 순 없다. '기 살려주기' 차원에서라도 후한 평가가 나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외부 야구인의 시선이 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 오간도의 두 번째 불펜투구에는 방송사 해설위원들도 대거 지켜봤다.

이날 2개 방송사에서 5명의 해설위원들이 대거 나타나 취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간도가 공을 던질 때 불펜 앞뒤에서 해설위원들의 눈빛도 반짝였다. 아직 불펜투구를 2번밖에 하지 않은 시점이라 평가나 전망을 하기에 이른 시점이지만 객관적인 시선이 어떤지 볼 수 있었다.
A 해설위원은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볼 때 별로다. 기대했던 것보다 인상적이지 않다. 공이 빠르지만 요즘은 스피드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며 "공 빠르기보다 중요한 것은 실전 투구다. 과연 실전에서 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평범하게 느껴진다. 오히려 옆에서 던지는 장민재가 더 좋아 보인다"고 냉정하게 바라봤다.
B 해설위원은 "이번이 두 번째 불펜투구라 당장 어떤 평가를 하기엔 어렵다"고 전제한 뒤 "투구폼이 빠르다. 대부분 도미니카공화국 투수들처럼 백스윙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체인지업도 빠르게 떨어지더라. 커브와 슬라이더도 그런대로 괜찮다"며 긍정적으로 말했다.
이어 그는 "불안한 건 최근 3년간 불펜으로 던졌고, 선발투수로 얼마나 많은 볼 개수를 가져갈 수 있을지 여부다. 특히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끌고 갈 수 있는 능력이 궁금하다. 선발투수는 1년간 6이닝씩 꾸준히 던져야 한다. 초반에 볼 개수 조절이 안 되면 무너질 위험성도 있다. 선발로 버틸 수 있는 힘이 얼마나 될지가 관건이다"고 진단했다.
투수든 타자든 외국인선수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아직 정규시즌은 물론 연습경기도 시작하지 않았다. 오간도에게 향하는 내외부 시선 온도차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진다. /waw@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