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고비는 이제 시작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확연한 상승세다. 맨유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생테티엔(프랑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 홈경기서 3-0으로 승전보를 전했다. 이날 승리로 맨유는 최근 공식 대회 3연승 및 5경기 연속 무패(4승 1무)를 달렸다.
시즌 초반에 부진에 휩싸였던 맨유는 부진에서 탈출한 이후 참가하고 있는 모든 대회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6위에 머물러 있지만 16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며 2위 맨체스터 시티를 승점 4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유로파리그, 풋볼 리그컵, FA컵 등 다양한 대회의 참가로 맨유는 혹독한 일정을 소화해야만 한다. 주축 선수의 부상 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경기수는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치는 부정적인 요소다.
생테티엔전은 혹독한 일정의 시작이었다. 3일 뒤인 20일에는 블랙번 로버스와 FA컵 경기, 23일에는 생테티엔과 유로파리그 32강 원정경기, 27일에는 사우스햄튼과 풋볼 리그컵 결승전이 예고 돼 있다. 11일 동안 4경기를 치르고, 바다 건너 프랑스를 오가는 강행군이다.
이런 일정은 주축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맨유의 선수 가용 범위는 그렇게 넓은 편이 아니다. 주전으로 뛰는 선수가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한다. 몇몇 다른 선수들이 선발 명단에 오르더라도 빈도는 그리 높지 않다.
특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6)와 같은 고령의 선수들에게는 강행군이 부담이 된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체력이 전성기 못지 않다고 하지만, 이브라히모비치는 최근 4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앞으로 남은 3경기까지 풀타임을 소화한다고 장담할 수가 없다.
하지만 방안이 없는 건 아니다.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 맨유는 생테티엔과 홈경기서 3-0으로 이기면서 여유가 생겼다. 또한 20일 상대할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의 블랙번전도 어느 정도의 로테이션이 가능하다. 상대를 얕보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다음 라운드 진출이 가능하다.
블랙번과 생테티엔을 넘으면 맨유는 사우스햄튼전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비록 풋볼 리그컵 우승 보상이 유로파리그 진출권이지만, 선수들의 사기 진작라는 효과가 확실한 만큼 맨유가 힘을 뺄 이유가 없다.
맨유가 좋은 성적을 낼 경우 혹독한 일정은 시즌 내내 괴롭힐 것이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우승 도전이 힘든 상황에서 어떤 대회도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 맨유로서는 일단 닥친 고비를 넘으면서 견디는 것이 최선이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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